경제·금융

티타늄 드라이버 '논란'

최근 거리가 너무 많이 나 미국골프협회(USGA)와 공인여부로 마찰을 빚는 드라이버가 화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시즌 들어 캘러웨이 골프, 카타나 등 미국 골프용품 업체들이 티타늄 단조 페이스의 드라이버를 출시하면서 「거리가 너무 많이 난다」는 이유로 USGA와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이 사실이 퍼지면서 늘 비거리에 욕심을 내는 골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캘러웨이 골프가 지난달 일본 PGA용품쇼에서 처음 선보인 ERC(ELY REEVES CALLAWAY) 드라이버와 카타나가 출시한 스워드(SWORD)가 관심의 대상이다. 캘러웨이의 창업자 이름을 딴 ERC는 현재 소비자가격 1,000달러에 일본에서만 판매되고 있고 국내에는 5월초께 들어올 예정이다. 스워드는 이미 대형 유통매장을 통해 국내에 시판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스워드가 160만원대로 전해졌고, 캘러웨이 ERC는 130만원대에 정해질 전망이다. 캘러웨이 제품의 경우 헤드체적 300CC에 샤프트 길이는 45인치가량 된다. 지난달 20일 전국 판매상만을 대상으로 시타회를 가졌던 캘러웨이는 수천개의 주문을 이미 확보한 채 본사에서 물건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제품을 구할 수 없는 교포들의 문의전화 등 입소문으로 전해들은 골퍼들의 구입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제품들이 USGA의 공인문제까지 일으킨 것은 탄력계수(임팩트 초기 볼이 찌그러질 때의 힘과 되튕겨 나올 때 힘의 비율)가 높아서 생기는 스프링효과 때문이다. 단조 티타늄으로 제작된 페이스 면이 중심은 두껍고 옆쪽은 얇아 탄력계수가 기준치보다 높은 것이다. USGA는 탄력계수가 0.83을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캘러웨이의 ERC 등의 기준치가 이를 넘어 선 것. 쉽게 말하면 페이스의 반발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임팩트 때 볼이 찌그러지며 생기는 힘이 거의 손실되지 않고 볼을 되튕겨 보내는 것이다. 자연히 거리가 늘 수밖에 없다. 이 클럽들은 보통 10%이상의 비거리 증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USGA는 이런 클럽들이 「골프의 본질을 흐린다」는 입장이다. 골퍼의 기량으로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니라 클럽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는 것. 이에 대해 업체들은 「상관없다」는 입장. 특히 캘러웨이는 USGA의 룰이 적용되는 「미국과 멕시코에서는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외의 지역은 영국 왕실골프협회(R&A)의 룰을 적용하고 있으며 R&A는 탄력계수에 대한 규정이 분명하지 않은 실정이다. 캘러웨이 ERC가 현재 일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최근 유명 프로골퍼들이 이 클럽을 사용하겠다고 나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질랜드 출신의 마이클 캠벨은 2주전 호주투어에서 ERC를 사용했으며 유럽 상금왕 콜린 몽고메리도 한달간 이 클럽을 테스트해 본 뒤 「비공식 대회에는 이 클럽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주 영국에서 열리는 바예스테로스 트로피 대회에 이 클럽을 들고 나설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프로골퍼들이 USGA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 각종 골프대회에 ERC를 들고 나설 것이며, 이에 맞춰 각 업체들이 유사한 제품개발및 출시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입력시간 2000/04/12 17:19

관련기사



김진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