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은행으로부터는 대출을 받기가 쉬워지는 반면 외국계은행의 문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들은 올해 신용리스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출을 늘릴 계획인 반면 외은 지점들은 오히려 불안정성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 대출을 줄일 예정이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은 지난 1월중 5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대출행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상반된 상황인식=이번 서베이 대상은 국내은행 21개(시중은행 11개, 지방은행 6개, 특수은행 4개)와 7개 외국은행 국내지점, 12개 종금사, 19개 신용금고 등 모두 59개 금융기관.
국내은행 응답자의 57.1%가 1·4분기중 경기가 회복되고 신용경색도 풀릴 것으로 보았다. 나빠진다는 응답은 28.6%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국은행들은 반대로 전망했다. 오히려 나빠진다는 응답이 50.1%로 좋아진다는 응답 33.3%보다 훨씬 많았다.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실업도 증가해 신용리스크도 상승한다는게 외국계은행들의 전망이다.
◇대출정책도 엇갈린다= 국내은행 대출책임자의 85.7%는 대출취급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강화한다는 응답은 9.5%에 불과했다. 나머지 4.8%는 현재기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 기준완화는 대출확대로 직결된다.
반면 외국계은행의 57.1%가 현재 기준을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출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응답(14.3%)은 강화한다는 응답(28.6%)의 절반에 불과했다.
목표시장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은행들이 가계대출과 주택대출기준을 완화할 계획인 반면 외국계은행들은 이 부분의 심사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출서베이란=한은이 금융기관 여신책임자들을 직접 면담하거나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하는 대출행태 분석. 이번에 처음 실시됐다. 미국, 일본 등은 중앙은행이 주기적으로 대출서베이를 실시해 정책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신용경색현상이 한창이던 지난 90년대초반 시장상황 파악과 통화정책 수립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한 바 있다. 한은도 앞으로 이 자료를 통화신용정책의 참고자료로 삼을 계획이다.【권홍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