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부족과 환경훼손 논란을 빚어온 5조 4,000억원 규모의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무산되거나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반대 여론속에 신임 부산시장도 '전면 재검토'를 언급한데다 환경부도 최근 '부산시와 협의 후 진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사실상 사업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렇게 되자 공사비만 2조원이 넘게 투입돼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건설업체들은 당혹해 하고 있다.
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이날 "부산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는 현재 검토중에 있다"며 "부산시장의 '에코델타시티사업 전면 재검토'에 대한 부산시의 공식 입장을 확인한 이후 구체적인 협의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도 부산시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사실상 사업 강행 뜻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역 여론을 감안 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운데 이어 이날 시민단체들의 공약 이행 요구에 대한 공식 답변을 통해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사업은 사업성이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 단계적·부분적으로 진행하며, 임기중에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산시와 환경부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머지 않아 사업 취소 또는 축소 등의 조치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사업이 확정된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5조4,000억원(공사비+토지보상금)을 투입해 부산시 강서구 강동동과 명지동 일원 1,188만㎡에 첨단산업, 국제물류, 연구개발, 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수변도시를 건설하는 것으로 과거 MB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지만 투입 예산에 비해 사업성이 매우 낮은데다 환경훼손 우려로 시민·환경단체들이 추진을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
실제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낙동강 에코델타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부산시에 사업 재검토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을 구성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부산 에코델타시티 시민대책위원회도 최근 사업 용역 자료를 전부 공개해 사업·재무 타당성에 대한 분석결과를 재검증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사실상 재검토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환경단체들은 환영하는 반면 막대한 공사 규모로 건설경기 활성화를 기대했던 지역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의 총공사비만 무려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에코델타시티 건설공사 발주를 앞두고 부산지역 건설업계가 지역업체 참여확대를 강도 높게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9월부터 1단계 사업인 명지지구 1공구 1.26㎢에 1,580억원, 2공구 1.07㎢에 1,700억원, 3공구 0.62㎢에 960억원 등의 사업이 예정돼 있었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번 공사에 지역 업체들이 최소 50% 이상 참여해 모처럼 경기 활성화가 기대됐다" 며"각종 논란으로 사업이 무산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