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 IMT-2000 반발 배경

LG, IMT-2000 반발 배경 "낮은 기술점수 납득못한다"… 위상추락 막기 LG가 정부를 상대로 '일전불사(一戰不辭)'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LG는 이번 비동기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결과가 전문성ㆍ공정성ㆍ객관성을 잃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현실적인 이유로 동기식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사결과에 대한 불복' 및 '동기식 사업 추진 거부 방침'을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느낌이다. LG글로콤 관계자는 18일 "LG가 심사 결과를 뒤집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보통신부가 제 3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심사과정 및 배경을 설명하면 LG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의 반발은 심상치 않다. LG 관계자는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반도체 빅딜 당시에는 매각자금이라도 받았지만 공정성을 잃은 이번 심사 결과로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LG는 지난 98년 말 큰 저항 없이 반도체 부문을 넘겨준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끈질긴 문제 제기를 통해 정부를 두고두고 곤혹스럽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반발배경 LG가 심사의 객관성 및 공정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LG전자의 입지를 크게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설사 심사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를 통해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더라도 LG전자의 위상 추락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LG글로콤의 대주주인 LG전자는 사운을 걸고 비동기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비동기 시장의 규모가 동기시장에 비해 훨씬 큰데다 비동기 장비시장에서는 반드시 삼성전자를 추월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일찌감치 연구개발인력 등 모든 경영자원을 비동기 장비개발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입해 왔다. 현재 LG전자는 국내업체중에서는 비동기 장비 개발을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자부한다. 하지만 LG글로콤은 이번 심사결과에서 '제공역무 관련 기술개발 실적, 계획 및 기술적 능력'평가에서 28.64점으로 ▦SK-IMT 30.73 ▦한국통신 IMT 29.95 등에 밀렸다. 당연히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LG가 여기서 주저앉으면 비동기 장비 분야에 대한 LG전자의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비동기 서비스 사업권을 잃은 마당에 비동기 장비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굳어지면 LG는 그야말로 사면초가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동기식 사업 포기 LG는 현재 동기식 사업에는 참여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비동기 사업권 경쟁에서 탈락한데 따른 감정적 대응이라기보다는 현실적 계산에서 비롯됐다. 우선 동기식 서비스는 비동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IMT-2000 서비스의 강점은 '글로벌 로밍'이라는 매력에 있다. 하지만 동기식 서비스로는 글로벌 로밍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마케팅면에서도 비동기식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반면 투자비 부담은 오히려 비동기식 서비스에 비해 높다. SK와 한통 등 2개 비동기 사업자들이 공동망 구축 등을 통해 투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반면 동기식 사업자는 모든 투자를 혼자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LG는 비동기 사업권 획득을 전제로 모든 경영자원을 비동기 분야에 투입해 왔다. 이들 당장 동기식 분야로 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려울 뿐 아니라 경영효율을 높일 수도 없다. ◇정부의 입장 정부는 LG측의 공세에 정면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LG가 동기식 사업에 참여토록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복안이다. '동기 및 비동기시장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LG가 동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출연금규모 하향조정, 투자비 지원 등 여러가지 당근을 고려중이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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