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불황여파 결혼 5년만에 줄고 이사·출산도 '뚝'



지난해 결혼 건수가 5년 만에 감소했다. 경기침체에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결혼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남녀 모두 초혼은 감소하고 재혼은 증가하는 가운데 남자 초혼과 여자 재혼 부부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점이 이색적이다. 초혼 감소 재혼 늘어… 결혼 평균연령 男 31·女 28세
■ 2008 혼인 통계
25일 통계청이 밝힌 ‘2008년 혼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총 결혼 건수는 32만7,715건으로 지난 2007년보다 1만5,844건(4.6%) 감소했다. 2004년을 저점으로 꾸준히 늘어나던 결혼 증가세가 5년 만에 꺾인 것이다. 통계청은 경제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로 결혼을 미루는 사람이 늘어났고 ‘쌍춘년’ 같은 이벤트성 특수도 사라졌다. 또 6ㆍ25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이른바 ‘2차 베이비붐’ 세대(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출생자)의 결혼이 어느 정도 끝나면서 결혼 대상자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가족계획 정책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출생자가 줄어든 게 30여년이 지난 지금 혼인건수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결혼 건수는 물론 신생아수도 당분간 늘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전체 결혼 건수는 줄었지만 재혼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남자 초혼과 여자 재혼 부부의 혼인 건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남자 초혼, 여자 재혼 혼인 건수는 총 2만559건으로 전년보다 936건 증가했다. 남자 재혼과 여자 초혼 혼인 건수가 전년보다 불과 43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첫 결혼에 나서는 평균 연령은 남자가 31.4세, 여자가 28.3세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외국인 혼인건수는 3만6,200건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한 가운데 베트남 여성과의 혼인이 8,300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25.3% 증가했다. 이동인구 1년새 5.7%·출생아도 3년만에 감소세
■ 3월 인구동향
경기악화로 이사를 간 사람이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씩이나마 늘어났던 출생아 수도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갑이 쪼그라드니 이사 가기도, 애 낳기도 힘들어진 셈이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월 이동자 수는 84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만2,000명(-5.7%)이 줄었다. 전입신고 건수도 48만8,000건으로 전년 같은 달과 대비해 2만2,000건(-4.3%)이 감소했다. 올들어 2개월간 이동자 수는 1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7만9,000명)보다 24만9,000명이 급감했다. 증감률로 따지면 14.9% 감소한 셈이다. 보통 경기가 좋을 때는 주택 거래량도 늘어나고 이에 비례해 이동자와 전입신고 건수도 늘어나지만 요즘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통계청 측은 "2월 이동자 수 증감률(-5.7%)이 1월(-25.4%)보다 높아져 다행이며 조금씩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예년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순전입자를 살펴보면 서울(7,700명)과 경기(5,900명), 광주(600명) 등은 전입자 수가 많았고 나머지 지역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경북(-3,300명)과 부산(-2,100명)이 전출자 수가 많아 다른 지역보다 경기 상황이 더 안 좋았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출생아 수도 줄었다. 올 1월 출생아 수는 4만4,1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0명 감소했다. 1월만 놓고 봤을 때 2006년(4만400명) 이후 매년 소폭이나마 늘어났던 출생아 수가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3월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쌍춘년(2006년)'과 '황금돼지해(2007년)'를 맞아 증가 추세에 있던 출생아 수가 반짝 특수가 끝나고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다시 감소 국면으로 돌아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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