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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 비씨카드 인수 사실상 무산
입력2009.07.22 17:27:17
수정
2009.07.22 17:27:17
SC제일은행 카드사업 재검토 착수… 지분매각 MOU 철회 할듯
보고펀드의 비씨카드 지분인수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보고펀드와 지분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SC제일은행이 지분매각을 포함한 카드사업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은 보고펀드에 비씨카드의 지분매각 MOU를 철회하고 카드사업 부문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의 이 같은 입장변화는 금융지주사 출범 이후 사업다각화와 상품개발ㆍ마케팅 등을 위해서는 카드사업 부문이 필수적인 만큼 비씨카드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C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출범 이후 카드사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카드사업 개편을 위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며 "하지만 비씨카드 지분 매각과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해 MOU 파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보고펀드는 현재 SK와 독자 카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다른 은행의 지분 확보가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카드 프로세스를 대행하는 비씨카드의 독특한 주주구성 때문에 보고펀드가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잔여지분을 동시에 매입해야 하는데 10개 주주은행들이 지분매각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미 비씨카드의 최대주주인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지주는 보고펀드에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농협이나 외환ㆍ기업ㆍ한국씨티ㆍ부산ㆍ경남은행 등 나머지 주주은행들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독자 채널을 구축할 예정인 농협이나 기업은행의 경우 비씨카드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관계인 점 등을 고려해 지분보유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독자적인 브랜드가 없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비씨카드의 네트워크를 벗어나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며 "카드사업 분사를 결정하지 않은 은행들은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고펀드의 지분확보보다 비씨카드의 중장기 사업전략 변화에 보다 관심을 두고 있다"며 "비씨카드의 기업공개(IPO) 시점이 결정되면 매각가도 높아질 수 있어 (지분매각과 관련된)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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