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위험키우는 조류독감 은폐

정부가 치명적인 질병의 발병을 은폐하다가 알려진 사건이 사스(SARS)에 이어 조류독감까지 한 해 동안 두번이나 일어났다. 얼마나 많은 전염병이 돌고 나야 정부는 병을 숨기는 것이 위험하고 비생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까. 지난해 중국에서 사스가 발병했을 때 중국 공산당은 너무나도 오래 사건을 끌다가 세상에 사실을 알렸다. 다행히 사스가 당초 추정보단 대인(對人) 전염이 쉽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정부가 관리하기까지 아시아 전역과 태평양을 건너 700명이 넘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았다. 이번 조류 독감은 타이 탁신 정부가 죄인이다. 타이 내에 닭들간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는 증거가 이미 수주 전부터 제기되고 있었지만 탁신 총리와 그 관료들은 병든 가금을 수거하는 동안에도 문제를 은폐하는데 급급했다. 뉴스가 보도됐을 때도 장관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언론사를 협박했고 소비자 권리 운동가를 반 애국적이라며 고발하기도 했다. 타이 정부는 세계 4위의 가금류 수출국이라는 자국 지위를 보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의 늑장 대응과 사건 은폐는 엄청난 판단 착오다. 이제 군인과 죄수를 동원해 수백만 마리의 병든 가금을 수거하고 있지만, 이미 주요 수입국들은 타이로부터의 닭 수입을 금지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조류 독감이 극도의 조심성을 갖고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여섯명이 베트남에서 이미 병으로 죽었고 일본과 한국, 캄보디아 등의 가금류에게서도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의 확산이 `역사적으로 유례 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조류독감이 대인 접촉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는 증거가 없다. 이제까지 전염된 사람들은 살아있는 가금과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18년 4,000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맹위를 떨쳤던 인간 감기 바이러스가 중국에서는 새와 돼지 등 다른 동물에게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는 만약 조류 독감이 전염성이 강한 다른 인간 감기 바이러스와 결합한다면 인류를 휩쓸고 지나갈 치명적인 종으로 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자체 면역체계나 구하기 쉬운 백신,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보호 받지 못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 정부가 질병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는 마지막 사례였기를 바란다. (파이낸셜타임스 1월 26일자) <이윤수ㆍ이윤수비뇨기과병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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