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거부권) 법리 논란에 대해 "거부권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상 권한"이라는 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다음은 문답의 요지.▲모두발언 = 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 요구에 대해 자꾸만 `위헌적 발상이다` `헌법을 유린하는 발상이다` `국회 무시다` 자꾸 이렇게 얘기를 하는 데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헌법정신에 대해서는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헌법상 대통령의 거부권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헌법의 본질적인 성격에 의해서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거부권 행사 의지를 굳혔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도 되나.
▲아니다. 이것은 의지와 관계없이 법리 논쟁을 말한 것이다. 이 부분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사물을 이해할 때 어떤 인식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국민이 법리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갖지 않으면 엉뚱하게 논쟁하게 된다. 법리에 대해 정확히 밝히자는 것이지 거부권 행사하냐 안하냐는 별개 문제다. 수사권이 적절하게 수행되지 않고 있을 때 국회의 권한으로 인정될 수 있으나 일정한 한계가 있어야 한다. 정부 수사권의 본질을 침해해선 안된다.
-최근 `시간조절용 재의`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재의 여부 판단 기한인 오는 25일까지 어떻게 결정할지 방향을 말하면.
▲"재의 요구를 할거냐 말거냐 생각중"이라고 이렇게만 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특검수사를 개인적으로는 마다하지 않겠다. 국회에서 "검찰수사가 미진하다. 믿을수 없다"고 판단하면 그때가서 한번 더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합리적으로 풀어가자는 것이다. 그런 뜻으로 시간조절용 재의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특검법안이 재의가 가능한 국회 재석 3분의 2 이상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는게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해석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국회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제가 재의를 요구할 때 이유를 붙이면 그에 대해 국회가 한번 더 들여다 볼 수 있다. 그것을 들어다 봤을 때와 들어다 보지 않았을 때의 사정이 다르고 또 처음 결정했을 때와 그 뒤에 다시 재심의하게 됐을 때 사정이 또 달라질 수도 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