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사이언스]옛 것도 첨단물레방아 쟁기등 과학적 원리 담겨
우리 선조들이 쓰던 옛 것들은 사소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 내노라 하는 천재들이나 발명가들이 수 없는 경험과 시행착오 속에서 고안해 낸 첨단제품들이다.
21세기 첨단과학도 당시 문화ㆍ과학ㆍ기술을 바탕으로 한 옛 것들 가운데는 되살려 낼 수 없는 것들이 한두개가 아니다.
옛 것을 잘 되새김하면, 그것은 곧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로 형용할 필요조차 없이 첨단이 될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보면 우리 옛 도구나 기술들이 현대과학의 뿌리가 되고 있는지 쉽게 알게 된다.
흔히 낭만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상징되는 물레방아는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원운동을 직선운동으로, 직선운동을 상하운동으로 바꿔주는 '캠'과 '캠축'의 원리를 담고 있다.
농사지을 때 쓰는 가래와 쟁기는 양쪽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중심점에 모아지는 운동의 힘을 이용한 것으로 '벡터의 원리'를 담고 있다.
'물레'는 큰 바퀴의 적은 회전이 작은 바퀴의 많은 회전을 이끌어내는 풀리와 벨트의 원리를 담고 있다. '가락바퀴'는 플라이휠의 원리, 목화 솜의 씨를 빼내는 '씨아'는 나무로 기어를 깎아 맞추어서 힘을 전달하는 원리들을 담고 있다.
이렇듯 하찮게 보이는 우리 옛 유물에도 현대과학에서 응용되는 모든 원리들이 무궁무진하게 숨겨져 있다.
두드려 만든 놋그릇을 '방짜'라고 하지만 방짜라는 말은 구리 78%, 주석 22%의 아주 질 좋은 합금을 말한다. 질이 좀 떨어지는 것을 '퉁짜'라 했는데, 진짜ㆍ가짜ㆍ순짜 등과 맥을 같이 하는 말이다.
또한 작업공정에 대한 기술용어도 두드려 내피는 것을 '내핌질', 우그리는 것을 '우김질', 쇳물을 붓는 것을 '부질', 갈아내는 것을 '가질' 등으로 불린다.
그 작업에 쓰이는 도구들도 그 공정에 맞도록 고안하여 만들었으며 쓰임새에 따른 우리 고유의 명칭들이 모두 붙어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가는 중성지인 '닥종이', 우리 겨레의 정서를 나타내는 '쪽'(하늘색), '홍화'(진달래색) 등의 천연 염색, 옻칠ㆍ옹기 등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되살려 내면 곧 첨단이 될 수 있는 겨레 과학기술들이 우리 주변에는 널려 있다.
"그래도 그렇지 옛 것이 무슨 첨단이야" 이런 선입견보다는 천재이면서 발명가인 우리 선조들이 온갖 경험 끝에 일구어낸 겨레과학기술에 한번쯤 눈을 돌려보자. 그 속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