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인 자일링스(Xilinx)사와 대규모 위탁생산(파운드리ㆍfoundry) 계약을 체결, 비메모리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3일 세계 최대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반도체 업체인 자일링스와 전략적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이 지난 2004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로 기흥사업장의 첨단 비메모리 전용 라인인 S라인을 활용해 45나노 공정으로 자일링스에 공급할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FPGA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LSI 반도체의 한 형태로 구매업체가 자신의 용도에 맞게 반도체의 기능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하듯이 변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시스템반도체보다 가격이 수십배, 수백배 비싸며 항공ㆍ자동차ㆍ통신 등의 분야에 주로 쓰인다. FPGA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자일링스는 지난해 1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1위에 올라선 메모리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비메모리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시스템LSI 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자일링스와 같은 대규모 위탁생산 수요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권오현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은 “디지털TV용 반도체와 메모리 스토리지 컨트롤러 등 8대 일류화 제품을 중심으로 시스템LSI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파운드리 시장공략을 가속화하면서 대만 업체들이 장악했던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파운드리 사업은 별도의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자일링스와의 제휴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장기 전략의 중요 기반을 확보했다”며 “종합반도체 업체로서 최첨단 제조 역량을 파운드리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