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지역밀착 경영으로 마련된 토대 위에 영업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외형성장을 이루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이장호(59ㆍ사진) 신임 부산은행장은 “오는 2010년까지 부산 지역 시장 점유율을 40%, 경남ㆍ울산 지역은 20%까지 끌어올려 부산은행을 명실상부한 동남경제권의 중추 금융기관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은행장은 “이를 위해 핵심 인력으로 ‘성장동력발굴TF팀’을 구성해 외형 성장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새로운 영업전략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영업력 강화를 위해 2007년까지 영업력강화프로그램(SSP)을 전영업점에 정착시켜 고객 맞춤형 영업을 실시할 계획이며 CRM 시스템을 활용한 DB 마케팅 강화, 우수고객을 위한 지역 친화형 PB 등 선진형 마케팅 체제도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30여년간 현장에서 여ㆍ수신 업무를 맡은 이 행장은 부산시금고 유치 등의 성과를 발휘, 행 내 ‘영업통’으로 불린다. 취임 3일 만인 지난달 31일 그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현장영업 중심의 정착과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본부장제를 새로 도입하고 상품개발팀과 투자금융팀을 신설했다. 상품개발팀은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감동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인 ‘금융투자법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 시행에 대비해 신설된 투자금융팀은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인수합병(M&A) 등의 투자은행 업무에 뛰어들 계획이다. 우선 부산 지역의 항만시설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용호만 공유수면 매립사업에 1,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경남과 울산 등으로 대상 지역을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 행장은 대형 은행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부산ㆍ경남의 민자 BTL사업(Build Transfer Leaseㆍ정보화고속도로, 영화체험박물관, 학교시설, 하수관거 정비사업 등)과 소규모 민자시설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가 민자유치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할 계획이다. 이밖에 부동산개발사업, 향후 금융기관간 M&A에 대응해 사업성 있는 금융기관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고 이 행장은 설명했다. 이 행장은 최근 들어 시중은행들이 합종연횡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토종 지방은행으로서의 강점을 내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은행의 가장 큰 강점인 지역 내 폭넓은 영업망과 인적ㆍ물적 네트워크 역량을 영업에 활용하면 대형 은행들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겁니다. 영업망을 양산ㆍ김해ㆍ울산 같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계속 확대할 것입니다.” 이 행장은 또 “지난 IMF 외환위기 때 대부분의 지방은행이 큰 위기를 겪었지만 부산은행은 지역민들의 향토기업에 대한 사랑과 애착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지역민들의 이 같은 도움에 대해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의 문화사업과 각종 행사에 중추 금융기관으로서 적극 참여하고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소외된 계층을 돕고 환경보호 활동 등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나간다는 것이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위해 매년 당기순이익의 1% 이상을 공익사업을 위한 기부금으로 지원하고 앞으로 그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올해 총자산 22조3,000억원, 총수신 17조6,000억원, 총여신 14조1,000억원, 당기순이익 2,250억원, BIS 자기자본비율 11.58% 달성을 경영목표로 내세운 부산은행은 울산 및 경남 지역 공략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울산 지역은 최근 개점한 전화동 지점을 포함해 현재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2008년까지 영업점 수를 15개로 늘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울산 4대 전략산업과 연계한 금융지원에 나서고 양산과 김해 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영업망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행장은 조직 내부의 활성화와 인재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보수적인 은행 조직문화를 탈피해 직장 내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경영에 반영하는 한편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점차 전문화되고 있는 은행업무에 대비해 인재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각 분야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매년 15% 이상 교육예산을 증액하고 각종 금융자격증 취득 연수과정 참여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국금융연수원 MSF(미국 일리노이대 재무분야석사) 과정,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전문가 과정 등에 직원을 파견해 핵심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력개발제도(CDP)에 의한 직무 전문화 및 경력개발을 통해 직원 개개인에 대한 명확한 경영비전과 성장경로를 제시, 인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7년 만에 내부 승진한 이 행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후배들을 감싸며 아끼고 있다. 이런 덕분인지 은행장 취임 이후 일주일이 채 못돼 일선 지점장을 비롯해 얼굴도 잘 알지 못하는 행원들로부터 500여통의 축하 및 격려 e메일 받았다. 이 행장은 e메일 파일을 보여주었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는 강한 은행을 만들어주세요’ ‘마당발 파이팅’이라는 제목으로 100개의 신발사진을 배열해 올린 e메일도 있었다. 이 행장은 “직원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내부 역량을 결집해 주주와 고객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산은행을 최고의 지방은행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광현기자 ghkim@sed.co.kr ● 경영철학과 스타일 이장호 신임 부산은행장은 부산은행 내에서 ‘영업의 달인’으로 통한다. 이 행장은 부산은행에 입사한 후 30여년간 일선 점포에서 여ㆍ수신 업무를 맡아왔으며 이사로 승진한 뒤에도 개인수신 업무를 맡아 현장에서 뛰어다녔다. 철저하게 영업 중심으로, 현장 중심으로 일해왔다. 그의 현장 중심 활동에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특유의 친화력과 함께 치밀한 전략이 있다. 부드러운 외모는 대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지만 업무에는 빈틈없을 정도로 치밀하다. 업무를 처리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면밀히 분석하고 한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현장 중심이란 또한 고객만족을 의미한다. 이 행장은 고객만족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전단계로 직원과의 허물없는 대화를 위해 그는 임원ㆍ본부장ㆍ지점장 등 각 직급별로 나눠 10차례에 걸쳐 ‘새 출발 산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은행 업무와 관련해 이 행장은 “돈을 만지는 은행업무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사(私)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업무와 경영에는 엄격한 윤리적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일처리를 해야 뒤탈이 없다는 얘기다. 이 은행장은 내부 승진으로 최고경영자가 된 것도 이 같은 원칙을 견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47년 부산 출생 ▦65년 부산상고 졸업 ▦73년 동아대 영문학과 졸업 ▦65년 한국은행 입사 ▦67년 외환은행 입사 ▦73년 부산은행 입사 ▦2001년 당행 상무 선임 ▦2003년 당행 부행장 선임 ▦2006년 3월 부산은행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