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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리기 속도 붙겠지만… 기반시설 비용부담이 분쟁 불씨로

■ 서울 재개발·재건축 18곳 우선해제<br>상당수 구역 주민 찬반 여전속<br>매몰비용 보전 책임 주체 없어<br>국토부-서울시 떠넘기기 일관


서울시가 14일 시내 18곳을 정비사업(예정)구역에서 무더기로 해제하면서 뉴타운ㆍ재개발 사업의 옥석 가리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당수 구역은 여전히 주민 간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 있어 사업 추진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출구전략의 핵심인 매몰비용 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사업 추진 구역이 해제 구역의 기반시설 설치비용 부담을 떠안게 돼 오히려 잘되는 사업까지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선 해제 18개 구역은 어떤 곳=이번에 우선해제되는 18개 구역은 모두 주민 다수가 사업에 반대해온 곳이다. 토지 등 소유자 30% 이상이 동의해 해제 요청을 접수했거나 구청의 설문조사 결과 주민의 30% 이상이 사업에 반대한 곳이다.

홍제4ㆍ북가좌1ㆍ독산1구역의 경우 주민의 직접 해제 요구로, 동대문2구역 등 나머지 15개 구역은 실태조사로 해제가 결정됐다.

해제가 결정됐지만 구역 해제는 다시 일정의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즉 해당 구청이 주민공람 공고를 내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시장이 해제를 고시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행정 절차를 감안하면 이르면 6월 중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차례 실태조사로 추가 해제 대상지 가린다=서울시내 뉴타운ㆍ재개발 구역 중 실태조사 대상은 모두 610곳이다. 이 중 아직 추진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은 초기 단계 구역은 정비예정구역 159곳, 정비구역 106곳 등 265개 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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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개별구청장과 협의해 우선시행 요청지역 163곳에 대해서는 당장 오는 6월부터 실태조사에 들어간 후 나머지 102곳은 10월 이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실태조사는 해당 구역의 사업계획 등을 기준으로 주민 의견을 묻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여기에는 개략적인 정비계획과 ▦종전자산 ▦분양가추정 ▦용적률 ▦사업비 ▦임대주택 비율 등 추정분담금 등이 제시된다.

추진위나 조합이 이미 구성된 345개 구역에 대한 실태조사는 주민들이 원하는 경우 실시한다. 즉 지난 2월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토지 등 소유자 10% 이상이 동의하면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중 40개 구역은 우선해제대상이거나 대안사업 추진, 구역합병 등으로 실태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매몰비용ㆍ기반시설 설치비는 누가=시가 우선해제 대상 구역을 확정 짓고 추가 실태조사 계획까지 마련했지만 여전히 뉴타운 출구전략은 가장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바로 추진위 등 추진주체가 있는 305개 구역이다. 이들 구역을 해제하려면 지금까지 사업에 투입된 '매몰비용'을 보전해줘야 하지만 현재는 이를 책임질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시가 추진위 이상 단계의 305개 구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10월 이후로 미룬 것도 이 때문이다. 구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100억원에 이르는 매몰비용 부담은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서로 미루고 있다. 시는 매몰비용을 정부가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민간이 주체인 재개발ㆍ뉴타운사업 비용을 국가가 부담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기반시설 비용부담은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구역이 해제되면 나머지 사업 추진 구역이 해제구역의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핵심 사안이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뉴타운 출구전략을 서두를 경우 새로운 갈등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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