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 제3통화 발행의미"물가급등.연쇄도산등 혼락막자" 고육지책
아르헨티나가 제 3의 통화인 '아르헨티노'를 발행키로 해 사실상의 페소화 평가 절하 작업에 들어갔다.
이 조치는 평가절하를 선언할 경우 물가 급등, 연쇄도산 등의 엄청난 혼란을 야기될 것으로 우려돼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 아르헨티노 어떠한 통화인가
아르헨티나 정부는 당분간 페소화와 달러의 페그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유동성 공급 수단을 갖기 위해 아르헨티노를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페소화 가치는 이미 크게 떨어져 있다. 따라서 대(對)달러 환율을 1대1로 유지하면 페소를 찾은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올들어 페소화의 유통량은 30% 이상 줄어들었다.
예금 인출 제한과 비현실적인 환율 때문에 페소가 제구실을 못하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월급 대신 준 채권이나 물건을 교환할 수 있는 증서들이 사실상 통화의 구실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노는 이같은 사실상 통화들을 흡수하게 되는데 일반 통화와는 달리 채권 형태를 띠게 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아르헨티노가 달러화와 태환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으나 사실상 '불태환 화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사실상의 평가절하로 이어질 듯
아르헨티나 정부는 페소화 대신 아르헨티노를 근로자들의 봉급과 연금을 지불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노 도입이 근본적인 경제 회생 방안이 아니라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중들의 인기를 얻기 위한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게다가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액 감소로서 더 이상 페소-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기 힘들게 됐으며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페소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제3의 통화 소식이 알려진 뒤 페소화는 시중에서 달러당 1.65페소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아르헨티노 도입은 사실상의 평가 절하로 가는 과도 단계로 이해되고 있다.
UBS 워버그의 폴 도너번은 "아르헨티노는 사실상의 평가 절하를 의미한다"면서 "아르헨티나는 곧 페소화를 평가절하 하든지 아니면 극단적인 달러라이제이션으로 가든지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