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사장단 인사] 최대실적 이끈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삼각체제에 힘실어줬다

전동수 SDS 사장·김기남 메모리사업부 사장 선임<br>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장비 사업 한층 강화 예상


“부품사업 출신인력은 대거 약진”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가장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지만 주요 사업부문의 수장은 교체 없이 기존 체제를 유지시켰다. 갈수록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기 보다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현 경영체제에 더욱 힘을 실어줌으로써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인사를 앞두고 일각에서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던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신종균 ITㆍ모바일(IM)부문 사장 모두 승진 없이 자리를 지켰고, 권오현 부품(DS)부문 부회장도 기존 직함을 유지했다. 이로써 각 부문별로 세 사람이 이끄는 삼각편대 체제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권오현 부회장 중심의 기존 ‘1톱’ 체제를 권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3인이 각자대표로 각 사업부문을 책임지는 ‘3톱’ 체제로 개편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등 부품사업 출신의 인력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점이다.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1983년 입사 이후 오랫동안 반도체 사업에 몸 담아온 메모리 전문가로, 오늘날 삼성 반도체 신화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 3ㆍ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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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메모리반도체 신화를 이끈 전동수 사장을 삼성SDS 대표이사로 선임, 글로벌 토털 IT 서비스기업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삼성SDS는 최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SDS는 지난 9월 통신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삼성SNS를 흡수 합병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기존 8.8%에서 11.3%로 늘어난 바 있다.

전동수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을 책임지게 될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입사 이래 줄곧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대표적 반도체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2010년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두뇌로 통하는 삼성종합기술원의 원장을 맡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관련 기술의 개발을 이끌어왔고, 지난해에는 삼성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겨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김 사장은 자신의 친정과도 같은 메모리사업부로 복귀해 심화되는 반도체 기술장벽을 극복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진두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사장이 삼성전자로 떠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승진한 박동건 부사장 역시 그동안 반도체ㆍ공정개발ㆍ메모리ㆍLCD 제조 등을 두루 경험한 부품 전문가다.

이 밖에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한 김영기 부사장은 CDMA와 와이브로의 세계 최초 상용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통신시스템 전문가로, 이번 승진을 통해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사업 강화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탁된 김종호 부사장은 20여년간 삼성 휴대폰 생산을 이끈 제조 전문가로, 글로벌 제조역량 강화에 더욱 매진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임원인사 이후 본격적인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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