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42ㆍ피지)이 세르히오 가르시아(25ㆍ스페인)의 부진과 짐 퓨릭(35ㆍ미국)의 막판 실수에 힘입어 시즌 3승 고지에 올랐다. 싱은 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2ㆍ7,442야드)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와코비아 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보탰다. 이로써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가르시아, 퓨릭과 동률이 된 그는 연장 4번째 홀까지 치른 끝에 우승상금 108만 달러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그 중 6타나 앞서 있던 가르시아가 우승하지 못한 것이 최대 이변. 첫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워낙 타수 차가 많이 나 여유 있게 보였던 가르시아는 다른 선수들이 계속 스코어를 줄이며 옥죄어 오자 크게 흔들렸다. 7, 8번홀 줄 버디를 9번홀 더블보기 하나로 날렸고 11번홀 버디를 13번홀 보기로 의미 없게 만들었으며 14, 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했지만 파3의 17번홀에서 결정적인 티 샷 미스로 다시 보기를 했다. 이날 스코어는 이븐파. 스코어만 보면 ‘엄청난 몰락’이라고 보기 힘들지만 싱과 퓨릭이 각각 6언더파를 몰아치며 추격해 와 결국 동률이 됐던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추락이다. 특히 17번홀에서 딱딱한 그린에 뒤쪽에 해저드가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클럽을 다소 길게 잡아 결국 볼이 그린 뒤쪽 연못으로 사라지게 만든 것은 가르시아가 아직 ‘2%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낸 대목이다. 결국 가르시아는 PGA투어 사상 가장 큰 폭의 타수차(6타)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고도 우승하지 못한 5번째 선수가 됐다. 그 덕을 본 선수가 바로 우승자인 싱이다. 첫 홀 버디를 2번홀 보기로 잃었지만 5번홀 버디, 7번홀 이글에 10번홀부터 13번홀까지 4개홀 줄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던 그는 파5의 15번 홀에서 그린 주변 칩 샷을 실수하는 바람에 눈 앞에 있던 버디 기회를 보기로 만들고 말았다. 그런데 가르시아가 17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싱과 보조를 맞춰 준 것. 싱은 연장전에서도 운이 따랐다. 연장 첫 홀에서 가르시아가 3퍼트 보기로 떨어져 나갔고 네 번째 홀에서는 퓨릭이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티 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며 보기를 해 파 플레이로 이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싱은 연장전적 7승2패를 기록하며 지난 달 셸 휴스턴오픈에서 이어 시즌 3승을 챙겼고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켰다. 2년여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던 퓨릭은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려 연장 전적 1승 5패로 ‘새가슴’의 멍에를 벗지 못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타이거 우즈(30ㆍ미국)는 2벌타를 받는 바람에 1언더파 71타로 경기를 마쳐 합계 2언더파 공동 11위가 됐다. 그는 파5의 10번홀에서 티 샷을 미스해 오른쪽 담장 쪽으로 보냈다가 갤러리들의 도움으로 담장을 치우고 샷을 했으나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었다는 판정에 따라 벌타를 받고 톱 10 진입에 실패했다. 필 미켈슨(35ㆍ미국)은 합계 5언더파 공동 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그는 15번홀까지 버디만 9개를 낚았으나 17번홀 더블보기와 18번홀 보기 등으로 3타를 잃어 6언더파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나상욱(22ㆍ코오롱 엘로드)은 전날에 이어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4오버파로 공동 50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