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동부증권 등 주요증권사에 따르면 5일 시행되는 국채 30년물 개인입찰에 청약한 물량이 40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배정된 개인입찰 물량이 8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청약률이 5%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개인입찰 청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 9월과 지난달 증권사에서 판매한 국채 30년물이 하루 만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끈 것과 대조적이다.
국채 30년물의 인기가 급랭한 것은 두 달도 안 돼 식은 이유는 발행 금리가 너무 낮아 시세차익을 거두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통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투자자들에게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달 일부 증권사는 2.95%의 금리로 국채 30년물을 판매했지만 이달 2일 기준 유통금리는 3.06%까지 올랐다. 발행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는 0.11%포인트의 평가손실을 본 셈이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국채 30년물을 구매한 투자자들은 유통금리가 상승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기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면서 신규 투자자 유입이 적은 것"으로 평가했다.
또 연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사라진 점도 시세차익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6월 물가연동국채의 개인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는 7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서 한 달도 채 안 돼 연 20%의 수익을 챙기게 됐다. 하지만 올해 이미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낮춘 데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 이상의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에서 올해 더 이상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기준금리 이슈가 사라지면서 국채 투자를 통해 시세차익을 거둘 기회도 낮아져 투자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채 30년물의 개인입찰이 저조하면서 리테일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부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당분간 개인 판매는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이후 기준금리 추가인하 이슈가 나와야 어느 정도 활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