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에서 개막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시위에 나섰던 우리 농민 대표 이경해씨(56.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회장)가 10일(한국시간 11일 새벽) 시위 도중 할복,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내 숨졌다.
이경해씨는 11일 새벽 3시쯤, 세계 농민행동의 날을 맞아 반 세계화 시위를 벌이던 연합 시위대가 WTO를 상징하는 상여를 불태우고 회의장 쪽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도중 갑자기 할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해씨의 할복 이후 시위대와 멕시코 경찰 간에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쿤 시내에서는 10일부터 우리 대표단 2백여명 등 세계 각국의 농민대표 2,000여명이 모여 WTO의 농업개방 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경해씨는 전북 장수 출신으로 지난 89년 농업인 후계자로 선정된 뒤 91년에는 전북 도의원을 지냈으며 우리 대표단과 별도로, 개인 자격으로 멕시코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올해 2월에도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 앞에서 한달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으며 지난 90년에도 제네바에서 할복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11일 새벽 개막된 WTO 각료회의에서 폭스 멕시코 대통령,수파차이 WTO 사무총장 등은 세계 농업시장을 개방하되 개도국이나 빈곤국에 대한 지원과 특혜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세계 농민단체들은 결국 선진국들의 농업시장 독점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협상 자체에 반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