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마트폰 업계 'OS 업그레이드' 속앓이

소비자들 "환영" 불구 개발비·인력 많이 들어<br>"앞으로 유료 업그레이드 도입 필요" 지적


# 지난달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Q를 구입한 직장인 이주헌(33)씨는 최근 반가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LG전자가 옵티머스Q의 운영체제를 올 연말까지 2.2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고 전격 약속한 것이다. 이씨는 아이폰4를 구입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업그레이드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계획을 잇따라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제조사들은 적지 않은 개발비가 소요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25일 LG전자는 지난 5월 출시한 스마트폰 옵티머스Q에 대해 2.1 버전으로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1.6 버전으로 출시되는 바람에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LG전자는 올 연말에는 옵티머스Q를 비롯해 안드로원에 대해서도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2.2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계획이다. 출시 당시만 해도 2.1 버전까지만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계획을 수정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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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계획을 바꾼 배경에는 일명 '프로요의 난'이 있다. 프로요(froyo)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2 버전의 별칭으로, 주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 요구 움직임을 빗댄 표현이다. LG전자는 업그레이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하루에도 수백 건에 달하는 불만 게시글과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자 결국 손을 들었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자 삼성전자와 팬택은 아예 제품 출시 전부터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갤럭시S, 갤럭시U에 대해 4ㆍ4분기 중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며 팬택도 시리우스, 이자르, 베가를 대상으로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2.2 버전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것은 같은 스마트이라 하더라도 운영체제에 따라 성능이 차이 나기 때문이다. 프로요는 구형 버전에 비해 속도가 한층 개선된 데다 외장메모리에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휴대폰 제조사들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과정과 절차가 복잡한 데다 이동통신사와의 협력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제품 출시에 필요한 인력을 업그레이드 업무에 투입해야 한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통상 스마트폰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간과 인력을 100으로 잡으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는 60∼70%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케팅에 급급해 성급하게 업그레이드를 약속한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향후 부분 유료 업그레이드 등의 정책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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