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28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정치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잇따라 만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전날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에 이어 이날 특별 오찬까지 함께한 박 대통령은 이로써 중국의 실권자 3인방을 모두 만났다.
리 총리와 만난 박 대통령은 "리 총리님은 '미스터 리 스타일'이라고 굉장히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은 것으로 들었다"며 "그래서 어떤 분인지 참 궁금했는데 오늘 뵙자마자 왜 호평을 받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덕담을 건넸다. '미스터 리 스타일'은 리 총리가 취임 이후 국내에서나 국제 외교 무대에서 전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달리 유머와 위트를 섞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행이나 행보를 해 붙여진 표현이다.
박 대통령은 리 총리가 "이런 평가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 스타일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하자 "제가 들려드리겠다"고 말해 주위에 웃음이 터졌다.
리 총리는 "중국은 대통령님의 방문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며 "어제 시 주석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풍부한 성과를 이룩했다. 이번 방문은 중한 양국 관계를 격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원동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전날 양국 정상이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 부속서의 이행계획과 관련해 구체적 협의를 하고, 특히 경제 협력과 관련한 양국간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앞서 우리나라의 국회의장 격인 장 상무위원장과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한중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장 위원장을 만나 "지방에서도 중앙에서도 모두 풍부하고 폭넓은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상무위원장의 중책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인사했으며, 장 위원장은 "대통령님은 인민의 오랜 친구다. 이번 방문은 양국 우호 증진에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옌볜대(延邊大) 조선어학과를 졸업하고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한 데다 저장성(浙江省), 광둥성(廣東省) 등에서 당서기를 지내며 개혁ㆍ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장 위원장에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역할을 당부하는 측면에서 이번 면담의 큰 의미가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