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생수시장을 둘러싸고 올해는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012년말 제주삼다수 유통사업권을 잃고 백산수로 빈자리 채우기에 나선 농심, 광동제약을 제주삼다수의 새 유통사업권자로 맞은 제주개발공사, 대형마트·SSM(기업형슈퍼마켓)·편의점 등 그룹계열사 유통망을 등에 업은 롯데칠성음료가 올 들어 생수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올해 제주삼다수 국내외 판매량 목표를 지난해(61만 3,000톤)보다 9% 늘어난 67만 1,000톤으로 정했다. 제주삼다수의 해외수출량이 지난해 5,200톤으로 비중이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제주삼다수 생산량을 늘려 매년 여름철마다 유통매장에 제주삼다수 공급량이 부족했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올해는 대형마트·SSM 공급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가 제주도 및 전국 주요 대형마트와 SSM 유통을, 광동제약은 그 외 소매채널 유통을 각각 담당하고 있으며 전체 판매량에서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4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제주삼다수 매출이 연간 목표인 1,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추산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매출액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잡는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중국 연변지역에서 운영 중인 생수 생산 공장 근처의 30만㎡ 규모 부지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 현재 연간 10만톤 규모인 생수생산 능력을 올해는 2배 이상, 2017년까지 10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농심은 또 지난해 TV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백산수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200억원대였던 백산수 매출을 올해는 500억원대로 2.5배 가량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 DMZ 청정수' 브랜드를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록인음료 인수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생수 매출에서 해당 제품 비중이 20% 정도인 데다 이미 판매해오던 제품이기 때문에 록인음료 인수 후에도 전체 생수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록인음료의 경기도 연천군 일대 수원지와 생수공장을 확보하게 되면 생산 및 유통효율성 개선, 브랜드 가치 강화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생수시장 규모는 5,400억원대로 추산되며 야외활동 증대, 생수 안전성에 대한 인식 개선 등에 힘입어 올해도 10% 이상 두자릿수 성장률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1~11월 기준(닐슨코리아 자료)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함께 유통하는 제주삼다수가 42.4%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PB 물량 제외)와 해태음료의 강원평창수가 각각 5.9%, 농심 백산수가 3.5%로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