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31대책 '비축용 임대' 분양방법등 핵심 빠져 논란

30평형 입주자에 10년후 우선 매입권 주면<br>3억1,240만원 내고 사는셈…가격은 매력적<br>보증금·임대료등 전세로 환산하면 1억원선<br>서울 인접권 벗어나면 시장성 크게 떨어져


‘1ㆍ31 대책’의 골자인 ‘비축용 임대주택’은 입주자의 매입 우선권이나 지역별 임대조건 등 핵심내용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정부 기대만큼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10년 이상 거주한 뒤 분양전환받는다고 가정하면 30평형대 아파트를 평당 1,00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 같은 조건이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분양전환 여부와 입지적 여건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입주자 비용 얼마나 드나=정부가 추산한 30평형대 비축용 임대주택의 입주조건은 임대보증금 2,500만원에 월 임대료 52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건설원가는 약 1억8,000만원으로, 10년 이후 매각가격은 2억5,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일단 10년간 거주한 뒤 분양전환받을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입주자가 10년간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는 6,240만원이다. 이를 10년 뒤 매입금액 2억5,000만원과 더하면 총 3억1,240만원을 내고 해당 임대주택을 사들이는 셈이다. 평당가로는 1,000만원선이다. 물론 임대조건이 가정치이기 때문에 부담액수는 더 커질 가능성이 많다.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고양시 일산 5년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비싼 택지비 때문에 임대보증금 6,710만원, 월 임대료는 43만원선으로 높게 정해졌다. 만일 이 공공임대주택의 보증금을 비축용 임대주택(2,500만원) 수준으로 낮춘다면 임대료는 월 71만원으로 치솟는다. 결국 비축용 임대주택의 입지가 고양 일산 수준으로 좋다면 임대료가 높아져 외면을 받고 입지가 나빠도 역시 외면받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정부가 10년 이상 임대한 뒤 순차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만 세웠을 뿐 입주자에게 우선 매입권을 줄지 아니면 제3자에게 매각할지 여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공급 취지에 맞게 수급조절용으로 활용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제3자에게 매각해야 맞지만 10년 이상 거주한 임차인을 무작정 내쫓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입주자가 우선 매입권을 확보할 수 있다면 비축용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크게 일어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인접권 벗어나면 시장성 없어=그렇다면 보증금 2,500만원, 월 임대료 52만원선의 임대조건이 지금의 시중 전세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시장성이 있을까. 이를 순수 전세(전환이율 8%)로 환산하면 전세보증금 1억원 정도가 되는데, 이 정도의 전셋값으로 수요를 창출하려면 입지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진다. 경부축으로는 분당신도시와 인접한 용인 서북부만 넘어서도 수요를 창출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경부축 서쪽의 대표적 아파트 밀집지역인 상현동 일대 아파트 전세가는 1억~1억2,000만원선이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동백지구도 30평형대 전세가가 최고 1억4,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경부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수도권 서북부의 주거중심축인 일산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석해도 전세가 1억~1억1,000만원선이면 일산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일산 북부와 인접한 고양 중산지구 전세가가 1억1,000만~1억2,000만원선이다. 특히 파주신도시의 경우 30평형대 전세가가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지역 K공인 관계자는 “일산에서 외곽으로 벗어나면 보증금 2,500만원, 월 52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할 수요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실상 이들 지역은 택지로 개발가능한 땅이 거의 바닥난 상태라는 점이다. 정부가 연간 5만가구의 비축용 장기임대아파트를 짓기 위한 택지(연간 200만평)를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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