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개봉 할리우드 영화 기 못편다

올들어 박스오피스 1위 자리 한국영화 차지<br>'킹콩' '오만과 편견' 등 기대작들 줄줄이 '쓴잔'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한국 영화, 난공불락의 벽인가’ 국내 극장가에서 외화가 변방에 밀려난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외화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게 ‘뉴스’가 되는 충무로지만, 올해는 그 이례적인 ‘뉴스’도 나오지 않고 있다. 매주 한국영화끼리 박스오피스 1위 바통을 넘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17주 연속 한국영화 1위 기록이다. 지난 주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은 ‘달콤, 살벌한 연인’이었다. 올해 들어 외국영화가 국내 극장가 흥행 1위에 오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마지막으로 외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건 지난해 12월 둘째주. 당시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이후, 12월 셋째 주 ‘태풍’을 기점으로 전국 박스오피스 1위 자리는 줄곧 한국영화 차지였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자료를 놓고 보면 올해의 경우 ‘왕의 남자’가 1월 첫 주부터 22일까지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그 뒤를 ‘투사부일체’가 2월 5일까지 이었다. 그 후 1위 자리를 ‘왕의 남자’가 탈환해 2주간 정상을 지킨 뒤로는 ‘음란서생’이 3월 5일까지 선두를 이었다. ‘데이지’와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 각각 3월 둘째 주와 셋째 주 정상을 차지했고, ‘청춘만화’가 지난 2일까지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연말 ‘킹콩’과 ‘나니아 연대기’는 물론, 올 들어 야심차게 개봉한 ‘게이샤의 추억’ ‘뮌헨’ 등 할리우드 대작들은 모두 쓴 잔을 마셨다. 3월 들어 ‘오만과 편견’이, 이 달엔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이 각각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노렸지만 모두 간 발의 차이로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외화 수입사나 직배사들은 이제 어지간한 블록버스터로는 극장가에 명함도 내밀기 힘든 처지다. 직배사의 한 관계자는 “CJ, 오리온 등 국내 배급사들이 전국 극장까지 장악하고 있어 웬만한 작품으로는 스크린을 잡는 것 조차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연속 1위 기록은 5월엔 깨질 가능성이 있다. 5월 3일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3’가, 18일엔 ‘다빈치 코드’가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한국영화 바람이 아무리 거세다지만 이 정도 블록버스터 영화면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5월 3일과 18일 개봉일을 잡은 한국영화는 현재 없다. 만약 ‘미션 임파서블 3’가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면 무려 20주만에 외화가 1위에 오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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