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자고나면 뛰는 금값… 中·인도가 부추긴다

중국 외환보유 다변화 위해 매입 독려<br>인도도 자산증식 수단 연중 내내 사들여<br>"10년내 온스당 5000弗 갈수도" 전망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및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의 사재기 열풍이 금값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일반 개인들에게까지 금 매입을 독려하고 있는데다 경제규모가 커진 인도에서도 금이 대표적인 자산증식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 값이 2020년에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금값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불투명한 세계경제 전망을 반영해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지만 세계 최대의 금 매수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금 매수열풍이 갈수록 더 거세지는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금을 선호하는 중국의 경우 최근 들어 일반 국민들이 살인적 물가 상승에 시달리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을 더욱 찾고 있는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가치가 약세를 띠자 당국이 외환 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금 비중을 늘리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 해 상업은행의 금 수출입 허용량을 늘리고 개인의 해외 금 투자 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금 거래를 독려하고 있다. 영국 금속 컨설팅업체 GFMS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중국의 투자용 금 매입량은 93.5톤을 기록해 85.6톤을 사들인 인도를 밀어내고 세계 최대의 금 투자국의 지위에 올랐다. 통상 여름철이면 가격이 떨어지는 국제 금값 시세가 올들어 거침없는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들어 인도인들이 과거와 달리 계절을 따지지 않고 연중 내내 금을 산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 금 값은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상승한 뒤 여름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경향이 강했다. 인도가 힌두교 최대 명절인 9월 디왈리 축제부터 이듬해 5월인 아크샤야 트리티야 축제 기간에 집중적으로 금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대신 축제가 없는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금 매입량을 줄이다 보니 국제 금값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폭등하고 여름에는 떨어지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인도에 부호들이 늘면서 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 이런 패턴도 옛말이 돼버렸다. 과거 인도인들은 금을 장롱속에 고히 보관하는 귀중품으로만 인식했지만 이제는 자산 증식 수단으로 여기면서 특정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내내 금을 사들이고 있다. 실제로 UBS가 지난 6월 한 달간 인도에 판매한 금 매출액은 전년대비 2배나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금값이 통상 약세로 돌아서는 여름에도 올해에는 현재 6월대비 4.5%나 상승하는 등 랠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톰 캔들 금속 거래 전문가는 "이제 인도인들은 특정 기간에만 금을 사는 패턴에서 벗어나 1년내내 금을 수집하고 있다"며"확실히 금 시장에서 계절 변수가 사라져 금 값이 더 쉽게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처럼 인도와 중국의 금 사재기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경우 공급 부족에 직면해 금값이 10년안에 온스당 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리고 있다. 스탠더드차터드 애널리스트 얀 첸은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로 금값이 오는 2014년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선 후 2020년에는 5,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도 너도나도 앞다퉈 막대한 규모의 금을 사들이고 있다"며 "금 시장은 2년 후 공급 부족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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