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단기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고통을 어느 정도 감내하면서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며 단기적 경기부양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소견’이라는 주제로 오찬 연설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극복 이후 경기변동의 주기가 짧아지는 가운데 성장세가 점차 약해지고 수출이 증가해도 투자나 고용이 과거만큼 늘지 않으면서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전체 경제의 성장세가 약해지고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고유가와 원화 강세까지 가세해 우려움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또 “경제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면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며 “문제는 하나의 동일한 경제 모습을 두고 보는 시각에 따라 상황인식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통화정책 등에 대한 당과 정부 등의 잇따른 압박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