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직장상사와 친구처럼 지내지 마라"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75가지 행동지침 제시'어떻게 하면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을까?' 말단 직장인에서 최고경영자(CEO)로의 도약. 방법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일이다. 'How to Become CEO'는 그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덕목들을 75가지로 간추려 모은 책이다. 지난 1998년 미국에서 출간됐던 책이 4년이나 지난 지금에야 번역 소개됐으니 현실성에 의구심마저 든다. 그러나 언제 우리 직장에서 평범한 봉급생활자가 CEO를 꿈꿀 수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이 책이 미국 MBA 과정의 학생들이 카피본까지 돌려 보면서 CEO가 될 꿈에 부풀어 있던 당시, 우리 기업들의 CEO 자리는 대부분 봉건적인 세습을 통해 메워졌다. 우리는 금융위기를 겪고, IMF로부터 대대적인 경제수술을 받고 나서야 봉건적 악습을 벗고 전문경영인을 CEO 자리에 앉히는 기업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 직장인들도 CEO자리를 꿈꿀 수 있게 됐다. 때문에 미국에서 이미 구간이 돼 버린 책 'How to Become CEO'가 2002년 현재 우리에게 신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버드 MBA 출신으로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 제프리 J. 폭스는 "여러 업종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접하면서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케팅 원론서'가 아님을 깨달았다"면서 "마케팅, 리더십, 창의적인 발상, 효율적인 조직 관리 및 인사 정책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 알게 모르게 통용되는 원칙들이 공유될 필요성을 느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의 의도대로 이 책에는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조직에 잘 적응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회사의 최고경영자에 도달하기까지의 성공 방법론을 75개의 항목별로 조목조목 정리돼 있다. 이름 하여 '남에게 밀리지 않고 조직의 정상에 오르는 데 필요한 75가지 서바이벌 원칙'. 그 중 몇 가지를 들여다 보자. 우선, 상사와 친구처럼 지내지 말라. 직장인들은 흔히 간부들과의 친분을 돈독히 하는 것을 현명한 일로 여기면서 간부들과의 잦은 만남을 계획하고, 그가 참석하는 파티에 얼굴을 비치려 애쓰며, 같은 골프장에 다니려 한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자기 자신의 힘으로 일궈야 하는 것. 저자는 "직장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접근은 자신의 무능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일이나 다름 없다"고 말한다. 다음, 권력 다툼에 휘말리지 말라. 많은 간부들이 정상의 자리에 앉으려면 동료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동료 책임자들을 깎아 내리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그러나 권력다툼은 자신의 몸을 더럽히는 지름길일 뿐. 저자는 "소문에 귀머거리가 되라,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 사람들이 비밀을 이야기하려 들면 말하지 못하게 하라, 묻지도 말고 대답하지도 말고 동의하지도 말라, 어떤 사람에 대해 어떤 험담도 하지 말라,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 그저 잘 모르겠다고 말하라. 오직 일만 하라"며 권력다툼에 초연할 것을 권한다. 이밖의 성공원칙들은 ▦매일 한 시간씩 사색하라 ▦건강을 유지하라 ▦모든 이의 이름을 기억하라 ▦고독하고 힘든 일을 하라 ▦실책을 숨기지 말라 ▦말은 값싸고 행동은 값진 것임을 명심하라 ▦인생에 큰 의미가 있는 새로운 것을 매년 하나씩 추가하라 ▦인재에 과감하게 투자하라 등. 'How to Become CEO'은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되는 방법론을 말하고 있지만, 직장인의 처세나 회사 밖에서의 일상생활에서도 지혜로 삼을 만하다. 문성진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