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1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아온 변양호(51ㆍ사진) 재정경제부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6일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차관급 인사를 앞두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변 원장이 돌연 공직을 떠남에 따라 재경부는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변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표를 낸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자유롭게 살고 싶었고 민간이 얼마나 잘하는지 보고 싶어 고심 끝에 결정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로에 대한 질문에 “공직 근처는 아니고 민간에서 정부를 상대로 로비하는 그런 곳은 아닐 것”이라며 “공무원윤리법 등을 검토해 여러분에게 책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변 원장은 외국계 투자은행(IB)과 사모투자펀드(PEF) 등에서 꾸준히 영입 제의를 받아왔다. 행정고시 19회인 변 원장은 국제금융가에서 인정받는 국내 몇 안 되는 관료 중 한명. 사무관 시절 금리자유화를, 외환위기 당시 국제금융과장으로 일할 때는 외채협상을 주도하는 등 금융정책 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난 98년에는 유럽 경제전문 월간지인 ‘유로머니’가 아시아 지역 위기국가의 능력 있는 관료로 선정했고 2002년 금융정책국장 재직 때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15인’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거시경제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거시 경제라인의 소방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외환은행을 투기자본인 론스타에 매각한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 그는 “당시 하이닉스반도체 등에 대한 여신이 걸려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매각조건도 아주 좋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