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미국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안전자산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안전자산 투자 상품을 활용하면 불안한 투자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지만 보관할 장소를 고민해야 하고 귀금속 상가나 은행을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한국거래소가 금 거래를 시작했고 자산운용사들이 금 펀드를 운용하고 있어 인터넷으로도 쉽게 금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금 펀드는 10개다. 국제 금 가격이 5년 반 만에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점점 다가오자 금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0개 금 펀드는 최근 1개월(8월 26일 기준) 간 5.40%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금 펀드가 아니라도 증권사에서 금 가격과 연동해 판매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DLS는 금 가격이 설정 당시 기준으로 일정 폭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달러 강세에 베팅하고 싶다면 달러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해 투자을 폭을 넓힐 수 있다.
ETN은 ETF와 유사하지만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가 운용하는 상품이다.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대거 미국 달러를 찾아 몰려들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이와 연동된 달러선물지수 역시 상승한다. 이를 추종하는 ETF나 ETN도 그만큼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대외교역 비중이 높은 법인처럼 달러를 직접 보유한 투자자는 달러표시 펀드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펀드는 원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달러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달러로 표시되는 상품에 가입하면 환전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달러 가치가 오르면 나중에 원화로 환전할 때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펀드의 손실이 우려된다면 증권사의 달러RP에 투자할 수 있다. RP에 투자하면 연 환산 3%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역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채권도 증권이기는 하지만 주식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작고 국채나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채권을 매수하고 싶다면 증권사를 방문하면 된다. 이때 발행기업의 재무재표를 통해 부도위험 등 위험요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국내 채권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현재 200여개의 국내 채권형펀드가 판매 중인데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발생하는 만큼 어떤 종류의 채권을 편입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