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협, 종합금융그룹 도약한다

7월부터 신용부문 강화<br>佛금융사CA 벤치마킹·포괄적 업무제휴<br>보험·증권·투신·자산운용등 전방위 확대<br>PB분야도 주력 시중銀과 한판승부 예고


농민조직인 농협이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종합 금융그룹으로 부상하기 위해 용트림하고 있다. 농협은 개정 농업협동조합법이 7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신용사업부문이 농협중앙회장 관할에서 벗어나 부문대표 책임경영체제로 바뀐다. 이를 계기로 농협 신용부문은 여수신, 보험, 증권, 투신, 자산운용, 선물, 보증, 투자금융(IB) 등 전방위 금융그룹으로 변신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밀어부치고 있다. 이지묵 신용부문 대표는 “신용부문의 종합금융그룹화와 대형화에 나설 것”이라면서 “농업금융기관으로 시작해 세계적 금융회사로 부상한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CA)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CA는 프랑스의 농협 역할을 수행한 금융기관으로 자기자본이 63조원으로 프랑스 1위, 총자산 1,176조원으로 세계 4위의 초대형은행이다. 한국에는 자회사인 칼리옹이 진출해 해외 기업사채발행 등에서 국내 시중은행을 압도하는 저금리 제공으로 발군의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농협은 CA와 포괄적인 전략적 업무제휴를 최근 맺으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해외부동산 투자, 투자금융(IB), 프라이빗 뱅킹(PB) 등을 중심으로 업무협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 현재 수신이 93조원으로 국민은행(136조원)에 이어 2위, 여신은 77조원으로 국민(136조원), 우리(78조원)에 이어 3위, 자산은 129조원으로 국민(199조원)에 이어 2위 등 규모나 덩치면에서 이미 선두권이다. 신용부문에서 지난해 올린 순익은 8,518억원으로 건전성면에서도 내용이 알차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이 그동안 농촌관련사업들과 맞물려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금융부문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하지 못했다”면서 “자산운용도 국채 투자 수준에 머물렀는데 본격적인 투자금융, 자산운용에 뛰어들면 은행들에게 적지않게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CA 고위관계자와 실무진들은 최근 방한해 한국 소매금융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면서 카드, 개인자산운용에 대한 사업 확대를 농협에 건의했다. 농협은 프라이빗뱅킹(PB) 분야도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으로 PB사업 진출에 나선 농협은 7월이후 50개소를 신설해 120개 수준으로 육성하고 내년 250개, 2007년 200개 등 총 400개 수준으로 국내 최대규모로 키울 방침이다. 전국 5,000개 지점을 보유한 최대 네트워크를 PB영업의 튼튼한 바탕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농협은 CA로부터 해외펀드 등 선진금융상품을 추가로 들어오는 동시에 홍콩, 싱가포르, 일본, 미국, 프랑스 등 해외 금융선진시장에 파견해 교육을 시켰던 인력들을 국내로 들여와 본격적인 자산운용, 투신업무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중은행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 지난해 프로젝트금융, 집단대출, 벤처투자, 자산유동화, 국제투융자 등 IB부문서 1,200여억원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올해는 대형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개발금융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는 해외부동산투자 등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해외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다. 카드부문에서도 LG카드에 산업은행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 있다. 따라서 농협은 LG카드를 인수하기보다는 사모투자펀드(PEF) 참여를 통해 주요 주주로 활동하면서 업무공조 등을 통해 시장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 카드 신용판매에서 12조원으로 업계 5위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순위를 끌어올린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금융업무 권역도 확대일로다. 농협은 지난해부터 한누리증권, 세종증권에 대한 인수 실사작업을 진행하면서 증권사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얻었다. 농협은 채권단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증권을 유력한 인수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7월 전후로 마무리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보험공제사업도 장점이다. 시중은행들이 방카슈랑스라는 간접적인 판매에 머물고 있는데 비해 농협은 이미 70년대부터 보험공제판매에 나섰고, 최근에는 공무원들의 단체보험 부문을 석권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농협은 현재 보험료 수입이 5조7,000억원에 시장점유율 10%로 보험업계 4위에 달하고 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7월이후 신용부문이 은행이자 금융기관으로 정체성을 완전히 확보하면서 국내금융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이 금융권에 새로운 강력한 주자로 나설 것으로 예고되면서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은행간 전쟁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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