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호텔신라 면세점 확장 제동 왜?

市 "한양도성과 조화 등 검토" 불구<br>정부 호텔 규제완화따라 승인 가능성

서울시가 호텔신라의 장충동 호텔 증ㆍ개축사업 승인을 보류하면서 신라면세점의 장충점 확장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18일 서울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는 호텔신라가 중구청을 통해 제출한 중구 장충동 2가 202번지 남산자연경관지구 내 건축규제 완화 결정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시 도계위는 자연경관 훼손, 재벌 특혜 논란 가능성을 제기하는 측과 숙박업소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장하는 측으로 나뉘었으나 전통호텔 허용 여부, 호텔과 한양도성과의 조화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정리돼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건축규제 완화 결정안은 신라면세점을 지하 4층~지상 4층의 비즈니스급 전통 호텔로 변경하고, 지상 주차장을 지하 6층~지상 4층 규모의 면세점과 주차장으로 새로 짓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내용상 호텔 비중보다 면세점 비중이 높은 것이 시 도계위의 보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호텔신라의 증ㆍ개축 계획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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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계위는 한양도성도감 자문위원회에 자문하는 등 보완작업을 거쳐 호텔신라의 증ㆍ개축안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중구청도 시 도계위가 지적한 사안을 보완해 적극적으로 사업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보류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 시에 다시 제출할 것”이라면서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호텔 사업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어 제동이 걸린 호텔신라의 면세점 확대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혜논란의 소지가 있어 이번에 승인이 안났지만 최근 정부가 호텔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국은 서울시도 사업을 승인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면세점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은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악화된 수익을 개선하고 지지부진한 해외 사업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전체 매출액 2조 1,897억원 가운데 면세점 매출은 1조 8,985억 원으로 87%에 달한다. 면세점 매출 증가가 호텔의 매출 증가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다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면세 시장 진출이 지지부진해 국내에서라도 확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괌 등 해외 공항 면세점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데 비해 호텔신라는 싱가포르에 33㎡규모의 매장 2개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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