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피셔(사진)이스라엘 중앙은행장이 2기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전격 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69살인 피셔는 2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조기 퇴진 의사를 전달했다고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이날 밝혔다. 지난 2005년 임기 5년의 이스라엘 중앙은행장에 처음 선임된 피셔는 2기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황이다.
피셔 본인과 은행 측은 조기 사퇴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주변에서는 피셔가 이스라엘 경제 안정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및 투명성 확립이란 애초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해 조기 사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피셔도 29일 이스라엘 경제가 안정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지난 2010년 중앙은행의 자치를 강화하는 법이 통과된 점을 상기시켰다. 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가 구성된 점도 덧붙였다.
피셔의 의중을 잘 안다는 복수의 소식통은 파이낸셜 타임스(FT)에 "그가 이미 전부터 퇴진할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총선 때문에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노동당은 "피셔의 전격 퇴진이 네타냐후에 대한 불신임을 의미한다"며 즉각 정치 공세에 나섰다.
지난 2005년 당시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네타냐후 재무장관에 의해 외국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이스라엘 중앙은행장에 오른 피셔는 선진 금융 기법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2008년의 금융 위기를 큰 충격 없이 넘겼고 핫머니 공격을 잘 방어하면서 외화 보유액도 확대했다는 평가다.
한편 피셔의 후임으로는 이스라엘 재무부 간부 출신인 아비 벤-바사트와 이스라엘 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낸 지브 에크슈타인 등이 거명된다고 HSBC 관계자가 29일 블룸버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