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프간 공격 시기는 언제

변수 많아 開戰에 몇주 걸릴수도 미국 테러 대참사의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카에다를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공격 시기는 언제일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對) 국민연설을 통해 "미국이 행동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으나 행동 시기에 대해선 어떤 힌트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혹자는 첫 공격이 며칠 뒤 단행될 것으로 보기도 하고 혹자는 지난 91년 걸프전 때처럼 대규모 공격을 위해 몇 주 아니면 몇 개월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미국 및 우방국의 움직임과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보면 미국의 보복공격은 이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밑 군사행동은 이미 시작돼 선데이 타임스는 23일 미 제82 공수사단 및 제101공수타격사단 선발대가 아프간 접경지대인 파키스탄의 페샤와르 기지에 도착했으며, 영국 특수부대인 SAS는 이미 아프간 북부에 진입해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국방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군은 대통령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에 응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영국 SAS 대원들이 영국 해외정보국(MI16) 및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반(反) 탈레반 북부연합군과 함께 빈 라덴의 행방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미국의 보복공격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아프간 외곽지역에 대한 전선 구축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공군기들은 야간을 이용, 비밀리에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공군기지에 착륙하기 시작했으며, 감시 장비와 사복차림의 병력 및 공군 요원들을 실은 수송기들도 이들 2개국에 도착했다. 부시 행정부는 이 같은 일선의 움직임에 맞춰 주 방위군과 예비군 5,000여명을 현역으로 징집하는 등 전쟁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동적인 개전시기 최근 미국과 영국의 언론들은 아프간 공격에 대한 시나리오를 봇물처럼 쏟아 내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번 보복공격이 미국과 영국의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야간 근접작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영국 주간 옵서버는 잘랄라바드 주변 5개의 테러범 훈련캠프가 공중폭격을 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맞고 틀리고 차원을 떠나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했음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앞으로 2~3일 내에 실시될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 역시 걸프지역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앞으로 2-3일 안에 빈 라덴과 추종자들이 은둔중인 지역과 아프간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성과가 없을 경우 시한부 지상작전을 전개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ABC 방송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순방기간인 22~27일까지 보복공격을 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빈 라덴에 대한 정확한 정보 등 군사적 요소외에 ▦날씨 ▦이슬람교도의 금식일(라마단) ▦국제여론 ▦경제 요인 등 여러가지 변수가 고려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변국과의 협력 통한 탈레반 옥죄기 가속화 미국의 빈 라덴 및 추종자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주변국들도 속속 반테러 전선에 합류, 탈레반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대통령은 22일 "타지키스탄은 테러와 싸우고 있는 미국과 전 국제사회에 협력할 용의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터키와 파키스탄은 자국내 영공 통과를 허용했으며, 아랍에미레이트는 아프간 집권 탈레반 정권과 외교관계를 단절키로 결정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탈레반과의 관계 단절을 모색하고 있다. 세(勢)를 모으기 위한 미국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과 인도의 핵실험과 관련해 미 의회가 지난 98년 두 나라에 부과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테러 사건 이후 이란과의 관계 개선까지 추진, 이 같은 일련의 작업이 마무리되면 라덴과 그의 추종자, 그리고 탈레반은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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