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심폐소생이 필요한 파생상품시장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올해 들어 거래가 급감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세계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이 올 상반기 15%나 증가했지만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오히려 69% 감소했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의 위축은 현물 주식시장의 동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증시의 하루 거래대금은 5조원을 간신히 넘어 지난해에 비해 35%나 감소했다. 현물 주식시장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파생상품 시장의 위축을 그대로 둬서는 곤란하다.레버리지 거래의 해외 이전 현상도 심각한 부작용이다.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된 것은 금융당국이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음성화되거나 또는 규제를 덜 받는 해외시장으로 이전된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거래는 올해 상반기 거래대금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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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시장의 국제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세계적으로 파생상품거래소를 매개로 한 거래소 간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다. 아시아만 보더라도 홍콩거래소의 런던금속거래소 인수와 도쿄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의 합병이 최근 화제였다. 또 중국은 이미 주가지수선물 거래에서 코스피200선물을 앞섰으며 조만간 주가지수옵션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동력을 잃어가는 파생상품 시장에 심폐소생술과 같은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시장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신규 상품을 적시에 도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측면에서 미니선물 도입과 개별주식옵션의 활성화가 한 방안이다. 해외 주가지수 상품의 교차상장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또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기존 투약 처방에 대해서도 효과 여부를 점검하고 부작용이 없는지 시장참가자·정책당국·언론 등이 다시 살펴야 한다. 파생상품 시장이 노름판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동력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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