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는 도대체 어디있어?"
일부 사이트 고의누락등…"편의주의 발상" 비난
일부 인터넷 사이트 운영업체들이 홈페이지에 전화번호를 누락시키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기재해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궁금한 점이 있어도 제대로 물어볼 수 조차 없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동창회 사이트 다모임(www.damoim.net)에는 홈페이지의 깨알 같은 회원약관 규정 한구석에 회사 번호가 있다. 이용자들은 숨은 그림 찾기하는 기분으로 한참을 뒤져야 전화번호를 찾아낼 수 있다. 다모임 관계자는 "소수 인원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문의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딴지일보(www.ddanzi.com) 홈페이지에는 이용자를 위한 안내 전화번호는 없고 광고 게재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위한 광고대행사 연락번호만 명기해놓았다. 일반 이용자들이 문의를 하려면 담당자 e-메일을 확인해 보내야 한다.
주부 홍순화(30)씨는 "지난달에 e-메일로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용자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돈만 벌겠다는 상업주의적 발상이 아니겠느냐"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P2P사이트 소리바다(www.soribada.com), 오피스 프로그램 제공 사이트 싱크프리(www.thinkfree.co.kr) 홈페이지에도 전화번호가 빠져 있고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답만 나와있다. 운영자 e-메일 주소가 있지만 답변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화번호를 빼놓는 사이트는 잠재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 매스컴 등의 접근을 가로막아 해당 사이트에도 손해라는 지적도 있다.
배너광고 솔루션 업체 네츠데이커뮤니케이션의 노성운 실장은 "얼마 전 제휴 관계로 어느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하려고 있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어 포기했다"면서 "미국의 정보통신(IT) 업계에선 닷컴 기업을 망하게 하는 방법의 우선 순위로 전화번호를 빼놓는 경우를 꼽을 정도로 경계하고 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e비즈니스 컨설팅업체 이코퍼레이션의 안현주 컨설턴트는 "기업간(B2B)이 아닌 일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라면 회사 약도, 전화번호 등을 기재해야 상도의에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