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기지개 켜는 중국 펀드… "홍콩H주 주목하라"

주가 급락세 진정되며 자금 유입

항셍지수 한때 1만선 돌파하며 본토보다 H주 상품이 시장 주도

2배 넘게 돈 몰리고 수익률 상승



중국투자펀드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가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수익률도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다. 하지만 올 상반기와 달리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상품이 아닌 홍콩 H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시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중국 투자 펀드에 총 283억원이 유입돼 해외 투자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글로벌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의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던 일본 펀드(173억원)는 물론 최근 가파른 증시 상승세를 기록한 인도 펀드(162억원)보다 많은 금액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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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본토 펀드에 자금이 몰렸던 상반기와는 양상이 다르다. 중국 본토보다는 홍콩H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중국 본토 펀드에는 이달 들어 89억원이 유입됐지만 홍콩 H주 펀드에는 194억원이 몰리며 두 배 이상 많았다. 이처럼 홍콩 H주 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는 것은 중국 본토보다 증시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이달 들어 9,741.41에서 9,899.37로 1.6% 상승했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3,166.62에서 3,156.54로 오히려 조금 빠졌다. 특히 홍콩 H지수는 한때 1만선을 돌파하며 증시 반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중국투자펀드의 최근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홍콩 H주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중국본토펀드의 최근 1주일간 평균 수익률은 0.01%였으며 홍콩 H주 펀드는 0.14%를 기록했다. 개별 펀드의 성과도 H주 펀드가 월등했다. 1주일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101개 펀드 중 중국본토펀드는 40개, 홍콩 H주 펀드는 61개였다.

운용성과의 이 같은 격차는 중국본토펀드와 홍콩 H주 펀드가 각각 투자한 종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 펀드의 경우 상하이 증시와 함께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전 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의 경우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예컨대 중국 중소형주에 투자하면서 홍콩H주의 편입 비중이 높은 '동부그레이터차이나중소형주 1[주식]Class A'의 1주일간 수익률은 -0.29%이지만 선전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주로 편입한 '대신중국본토중소형주알파자 1(H)[주식]ClassA'는 -4.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홍콩H주 펀드는 상대적으로 대기업 편입 비중이 높다"며 "선전 증시 편입 비중이 높은 중국 본토 펀드들은 수익률 회복이 더딘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국본토펀드와 홍콩 H주 펀드 간 차별화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상하이 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5~16배 수준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수준이지만 선전 증시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높기 때문이다. 가격이 높은 선전 증시 중소기업들의 경우 최근 심화되는 변동성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대영 KB자산운용 부장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볼 때 적립식으로 투자를 꾸준히 고려해야 한다"며 "배당수익과 자본차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대형주 중심의 배당주 펀드도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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