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업체와 이견·은행 지원 꺼려/인수협상 난항땐 설비훼손 우려한보철강 B지구공장(열연 및 냉연)의 공사재개가 제3자 인수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이 시공업체인 (주)한보와의 이견으로 공사재개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은행단도 공사자금 지원을 꺼리고 있어 B지구의 공사지연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수천억원을 들인 B지구 열연 및 냉연공장 설비 또한 장마에 노출돼 공사재개가 늦어질 경우 성능을 보장할 수 없는 지경까지 훼손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보철강은 B지구의 조속한 공사재개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현재 원료(고철) 구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A지구의 조업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B지구 미가동설비에 비닐포장을 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
한보철강 재산보전관리인단 관계자는 『(주)한보와의 입장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다 채권은행단도 「지원자금이 공사에 투입된다는 보장이 없는 한 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공사를 다시 시작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은행단이 제3자 인수 추진상황을 보아가며 공사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인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여 설비훼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지방노동청을 비롯한 3개 정부기관과 2개 금융기관이 법원으로부터 2백60여억원 규모의 압류 및 가압류처분을 받아낸 상태여서 (주)한보가 공사비를 타내도 상당부분이 압류될 가능성이 높다.
한보철강 관계자는 『(주)한보의 기존 7백여 협력업체에 대한 미결제 공사대금도 4천9백억원으로 추산돼 채권은행단이 공사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이들이 채권회수에 나서면 실제 공사에는 한푼도 투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보철강과 (주)한보는 당초 지난 6월1일부터 B지구 공사재개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재계약조건을 둘러싼 입장차 때문에 협상이 한달 이상 겉돌고 있다.<한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