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밀레 특별전 지상 갤러리] '서서 실 잣는 여인'

밀레 '서서 실 잣는 여인', 45.2×32.5㎝, 1850~1855년 ⓒ2014 MFA, Boston

장 프랑수아 밀레는 '씨 뿌리는 남자' 등 농민을 신화 속 영웅적 구도로 표현하는 파격을 보여줬는데 이 작품도 같은 맥락이다. 양털에서 실을 뽑아내는 여성의 노동장면이지만 구도는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의 여신이나 성서 속 성녀의 이미지만큼이나 경건하다. 밀레는 "목소리와 함께 기계가 진동하는 소리가 얼핏 들렸는데 때때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되곤 했다. 물레바퀴 소리와 양털을 잣고 빗는 여자들의 목소리였다"고 회상한 적 있었고 바로 이 작품으로 옮겨졌다. 밀레는 실 잣기라는 복잡한 노동의 전 과정을 그림 한 폭에서 모두 암시하려 애썼다. 실 잣는 물레바퀴 옆에 실을 뽑아내는 양털 원재료가 놓여 있다. 몸을 약간 굽혀 서 있는 여자는 물레를 돌려 실을 뽑아내고 다 된 실을 가락에 감고 있다. 제작된 실은 선반에 놓여 있고 실이 감긴 가락들은 바퀴 아래의 바구니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찬장 하나, 선반 하나, 몇 자루의 주머니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방의 배경이 그녀의 노동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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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Millet, Barbizon & Fontainebleau)'전은 오는 5월 1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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