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癸未)년 새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암울했던 지난날을 털어버린 기업들도 새해 찬란한 빛을 머금고 솟아난 원단처럼 올해 힘찬 비상의 날개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추진력은 투명한 경영시스템과 수익성 위주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이다.
넘어져도, 쓰러져도 언제나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지나간 시련들은 단지 이들을 단련시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을 뿐. 지난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기업들의 새해 전략을 소개한다.
◇파츠닉= 지난해 10월말 워크아웃을 정식으로 졸업한 파츠닉(옛 대우전자부품ㆍ대표 박주영)은 올해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는 한편 공격경영으로 3,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00년말 대우계열사중 알루코 컨소시엄에 제일 먼저 매각됐던 파츠닉은 수익성이 낮은 부문은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국내에서는 탄탈콘덴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달말 중국 연태시 공장에 연산 42만개 생산규모의 DY(편향코일) 설비이전을 마쳤다.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도 올해부터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첨단 IT부품 라인은 이미 24시간 풀가동하고 있고 옛 대우계열사의 경영정상화, GM대우 등 안정적인 신규 수요처 개발로 올해는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한편 종합 첨단부품공급회사로의 면모를 다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창악기= 지난해 98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영창악기(대표 김재룡). 제2,3공장을 매각하고 종업원 수를 반으로 줄이는 등 그야말로 뼈깎는 자구노력 끝에 지난해 6월 드디어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영창악기는 올해 내수시장에서는 고가 브랜드인 프렌버그와 웨버 중심으로 운영, 수익성을 최대한 높이고 해외시장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 미국 스타인웨이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OEM) 제품 공급량을 대폭 확대, 올 한해동안 지난 2년간 실적인 2,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키 위해 현재 90여개에 불과한 매장을 200개까지 늘리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광주, 상해 등 남부지역에 대한 공략도 강화, 30% 이상의 매출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보루네오가구= 80년대 은행관리, 90년대에는 법정관리를 겪어야 했던 보르네오가구(대표 임창빈)는 무상감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 채무면제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캠코에스지인베스트먼트가 지분출자하면서 ?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옛날 명성을 되찾자`는 정상화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보루네오 가구는 지난해 2001년보다 10% 늘어난 1,3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홍콩 등 해외 30개국에 구축한 판매망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1년간 진행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원가계산, 입출고 확인 등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고 경영 투명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정상화 원년이 되는 올해는 1,5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금속= 지난 97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도어록 제조사 현대금속(대표 심만섭). 이 회사는 상주공장, 김제공장을 정리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섰고 350여명이던 종업원도 절반에 가까운 157명으로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였다. 여기에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사에 지분의 72.3%를 넘기면서 지난해 2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650억원 매출에 80억~90억원의 순이익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를 고급 도어록 제조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으로 디지털 도어록 시장에 진출, 독특한 디자인과 30여년간 쌓은 영업노하우를 활용해 신제품 매출비중을 전체의 5%가량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미국, 캐나다 등의 수출판로를 강화하고,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신호제지= 신호제지(대표 신추)는 워크아웃 돌입 3년 반만인 지난해 3월 자율추진 기업으로 선정돼 사실상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대전공장 매각 등 자구노력을 벌이고 노조도 사장에게 임금교섭권을 일임하는 등 노사가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인 결과였다.
신호제지는 올해를 `수익경영 강화의 해`로 정하고 품질경영과 수익개선, 경영체질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어려운 자금사정에도 불구, 최근 10억원을 투자해 일본의 스미토모중공업으로부터 `헤드박스` 설비를 도입,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품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중국 외에 새로운 신규 시장을 개척해 수익과 매출을 동시에 확대하는 등 예전의 돌풍을 다시 한번 재현할 기세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올해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성장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