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경업계를 대표하는 샤만(Charmant)그룹이 일본 산업계의 최대 고민거리인 제조업 공동화 위기의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호리가와 가오루(69) 샤만그룹 회장은 “최근 제조업체들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이동하는 역할 분담론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제조업체의 생명은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것인데, 어떻게 기술력이 입증 되지 않은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이처럼 샤만의 경영방침은 디자인이나 제품 기획은 해외에서 사들이고, 제품 생산은 기술력이 우수한 일본에서 소화한다는 `역(逆)발상`에서 출발한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상품의 하나인 안경테의 경우 인건비가 높은 일본에서 생산할 경우, 생산 비용이 높아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에 대해 호리가와 회장은 “일본에서의 생산은 불량률이 거의 없는 TSS(도요타 생산 시스템) 생산 방식에 익숙한 일본의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계절상품인 안경테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주문 후 납기기한을 최대 40일을 넘지않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샤만도 한때 큰 곤경에 빠졌었다. 지난 90년대말 중국산 제품을 앞세운 저가 제품의 출몰 문이었다. 하지만 샤만은 업계 최초로`U`자형 TSS생산시스템을 도입, 제품 차별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U자형 TSS생산방식은 주문 즉시 생산에 착수할 수 있는 일관생산방식으로 일단 제품생산부터 하고 보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다. 이에 따라 샤만은 판매기회 상실과 재고누적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또 일관생산방식은 소량생산이 가능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맞춤형 개성파 수요층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샤만의 생산시스템은 보통 4~5개월에 달하는 납품기간을 최대 40일로 축소해 계절에 민감한 안경테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호리가와 회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오로지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신념으로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며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다면 가격경쟁만을 앞세운 다른 업체들보다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