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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초고층 프로젝트, 현장을 가다] <4> 이촌전략정비구역

상가동 반대 거세고 추가분담금 만만찮아<br>구역지정 1년반 넘도록 조합 설립 2곳뿐



"추가 당근책이 없는 이상 향후 10년 안에 재건축사업이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촌동 K공인 사장)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이촌ㆍ서빙고동 이촌지구 일대는 주거 가치만 놓고 볼 때 한강변 5대 전략정비구역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곳으로 꼽힌다.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광역 녹지축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을 갖추고 있다. 북쪽으로 남산 조망이 가능하고 가까운 곳에 용산 민족공원이 조성된다. 여기에 지구 내에 렉스아파트가 이미 초고층 재건축을 시작했으며 주변에 용산역세권 개발이라는 대형 호재가 있다는 것도 든든하다. ◇지정 1년 반에도 사업은 제자리걸음=그러나 이촌지구는 한강변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무려 1년 반이 지났지만 지구 내 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여전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ㆍ성수구역처럼 통합재건축 방식이 아닌 개별재건축 방식인데다 추가분담금이 만만치 않고 각 단지별로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현재 이촌지구 내에서 재건축 대상인 아파트는 한강맨션ㆍ현대ㆍ왕궁ㆍ삼익ㆍ반도ㆍ신동아 등 6개 단지 3,300여가구다. 서울시가 올 초 내놓은 계획안에 따르면 이들 단지는 최고 50층, 평균 30층 이하 아파트 4,339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용적률은 277(삼익ㆍ왕궁)~322%(현대ㆍ신동아)로 한강맨션 550가구, 신동아 40가구 등의 일반분양물량이 예상된다. 기부채납률은 약 25%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조합 설립까지 진행된 곳은 왕궁ㆍ삼익아파트 두 곳뿐이다. 나머지 단지는 재건축추진위도 유명무실할 만큼 지지부진한 상태다. ◇주민 의지 낮고 추가분담금도 만만치 않아=저층인데다 대지지분이 넓어 가장 사업성이 좋은 곳으로 꼽히는 한강맨션은 89㎡형이 현재 12억~13억원 사이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는 거의 없다. 상가동에서 재건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재건축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이촌동 K공인의 사장은 "수십년씩 이 지역에서 장사를 해온 상가동이 재건축을 완강하게 반대하는데다 대형 아파트 보유 조합원들은 재건축에 그다지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나마 사업이 가장 빠른 곳은 왕궁아파트다. 총 250가구, 105㎡형 단일주택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조합 측은 내년에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1대1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105㎡형을 151㎡형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추가분담금이 무려 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사업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매매가격인 10억원선에 투자할 경우 아파트 완공시까지 약 14억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근 W공인의 한 관계자는 "렉스아파트 추가분담금이 5억원이 넘었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왕궁아파트 추가분담금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촌 전략정비구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안 용역을 최근까지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놓고 용산구청과 협의 중이다. 용산구청 건축과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되는 대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람공고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재건축사업 속도는 각 단지 조합원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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