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카이로는 치안공백…현대車등 영업 중단

주재원 가족 귀국 조치… 교민들 외출 최대한 자제<br>여행객들도 일정 취소… 조기 귀국 항공편 수소문

민주화 운동 시위 엿새째를 맞은 30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거리는 한마디로 무질서 자체이다. 건물 유리들은 깨져 있고 거리에는 불탄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다.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온 경찰이 지난 28일 이후 거리에서 사실상 사라지면서 카이로 시내 곳곳에서는 치안공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떼강도가 슈퍼마켓과 은행은 물론 정부 청사까지 습격했고 이집트 고고학박물관에는 도둑이 들어 고대 미라 2구가 훼손되기도 했다. 교도소 4곳에서는 수천명의 재소자가 집단 탈옥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치안공백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이집트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극도의 혼란 상태가 지속되면서 현재 교민과 주재원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ㆍ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아프리카지역본부를 임시 폐쇄하고 13명의 주재원들을 두바이의 중동지역 본부로 이동시켰다. 주재원 가족 36명은 전원 귀국하도록 했다. LG전자도 현지 법인에 근무하는 주재원 가족 30명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귀국을 지원하기로 했고 삼성전자 지사도 공항 인근 호텔에 숙소를 마련해놓고 가족들을 투숙시킨 뒤 다음달 1일 한국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는 이집트 교민들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치안공백에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 교민들 대부분은 외출을 삼간 채 여러 가족이 한 집에 모여 반정부 시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이로의 한국 식당들은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으며 한국인 여행객들도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기 위한 항공편을 알아보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카이로의 한 교민은 “카이로 공항에 여러 팀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문대의 인문학 과정 교수와 수강생 50여명은 강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최근 이집트를 방문했다가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 61명도 조만간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행렬이 몰리면서 카이로 공항 주변 호텔에는 비행기를 타지 못한 여행객들이 수백명씩 몰려 혼란을 빚었으며 주변 호텔 객실도 모두 동이나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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