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8·끝> 일본 수소경제 선봉장 혼다자동차

"최상의 그린카"… 기술 고도화 구슬땀<br>'FCX 클래러티' 10여년 독주<br>최고 100kW출력 연료전지 탑재<br>고효율·고성능 파워 가장 앞서<br>가정용 충전소 확충 등 차별화도

지난해 혼다는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카 부문에 전체 연구비 4,875억엔 중 100억엔 이상을 투자했다.

FCX 클래러티의 연료효율은 동일 크기의 휘발유차량의 3배에 이르며 주행 및 가속 성능은 2.4ℓ 4실린더 내연기관 엔진 차량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수소에너지 선진국 일본. 일본이 오늘날의 입지를 굳힌 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차 제조업체들의 역할이 컸다. 특히 지난 2008년 미국과 일본에서 FCX 클래러티의 리스 판매를 개시한 혼다자동차는 10여년간 줄곧 업계를 주도하며 일본 수소경제를 이끌어왔다. 오는 2015년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를 앞두고 막바지 기술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혼다를 찾아 개발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혼다자동차 본사. 이른 아침부터 건물 곳곳에서는 활기가 넘쳐났다. 상용차 모델이 즐비한 1층 로비는 견학하러 온 학생들로 가득했고 2층 안내창구 앞은 수십명의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약속된 10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 수소연료전지차를 포함한 혼다의 그린카 부문 총괄책임자인 시노하라 미치오 환경안전기획실장이 미소를 띤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판 가능한 최상의 그린카= "FCX 클래러티는 이미 다른 경쟁사 모델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시노하라 실장은 혼다의 수소연료전지차 상용모델인 FCX 클래러티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하며 이렇게 밝혔다. 실제로 FCX 클래러티는 콘셉트카로 세상에 처음 공개됐던 2005년부터 혁신적 디자인과 주행성능ㆍ편의성으로 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아왔다. 2008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일본에서 리스 판매를 개시하며 당시 시판 가능한 최상의 그린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 모델의 최대 특징은 고효율ㆍ고성능 파워다. 최고 시속이 160㎞이며 수소연료 1회 충전으로 최대 620㎞를 주행한다. 시노하라 실장은 "1990년대부터 수소연료전지차를 연구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FCX 클래러티에 모두 담겨 있다"며 "이미 휘발유 자동차 이상의 주행성능을 발휘할 뿐더러 350bar 압력의 저장용기 채용에도 불구하고 700bar 모델 이상의 주행거리를 낸다"고 강조했다. 이는 휘발유-전기모터 하이브리드차의 2배, 일반휘발유 차량의 3배 이상 우수한 연료효율이다. 시노하라 실장이 꼽는 탁월한 성능의 원천은 초소형ㆍ초경량 연료전지다. 현 FCX 클래러티에는 리튬이온전지팩과 수소 저장탱크를 결합시킨 3세대 'V플로 연료전지 스택'이 채용돼 있는데 1세대와 비교해 크기와 중량은 각각 65%, 67% 줄었고 출력밀도는 67%나 향상돼 최고 100kW의 출력을 낸다. ◇내구성 향상, 가격절감에 주력=이런 이유로 현재 혼다는 내년으로 예정된 업그레이드 모델 출시를 앞두고 연료전지의 성능 및 차량의 내구성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노하라 실장은 "일반휘발유 차량의 수명은 평균 10년으로 약 10만㎞를 주행한다" 며 "FCX 클래러티도 이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 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여타 수소연료전지차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제조단가 하락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전용부품의 비중이 높아 생산단가가 대당 2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시노하라 실장 역시 "가격절감이 성공적 상용화의 관건"이라며 "대량생산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2015년 일반인의 구매가 가능한 현실적 가격대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목표는 약 5만달러선이다. 리스 판매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혼다 기업홍보부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미국 24대, 일본 12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연료비ㆍ유지관리비ㆍ보험료 등이 포함된 리스 비용이 미국은 3년간 월 600달러, 일본은 1년간 월 84만엔이나 돼 당초 계획인 200대 공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차량 품질과 성능 만족도는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혼다는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본과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증 테스트에 더해 올 7월부터 세계 양대 자동차시장인 유럽에도 진출했다. 유럽의 대표적 수소에너지 프로젝트 '클린에너지파트너십(CEP)'에 참여,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2014년 시장확대 마스터플랜 수립=혼다가 경쟁사들과 차별성을 갖는 또 하나는 수소충전소다. 다른 업체들과 달리 혼다는 수소충전을 넘어 생산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 실례가 바로 2001년 첫선을 보인 태양광 수소충전소다. 혼다가 직접 개발한 이 충전소는 태양전지 패널, 물 전기분해장치, 수소저장탱크, 디스펜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태양광으로 하루 6kW의 전력을 생산한 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제조한다. 수소 생산량은 시간당 1.2N㎥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일상적 운행에 충분하다. 또한 일반전력을 사용하면 시간당 2N㎥까지 생산량 증대가 가능하다.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 초 사이타마현에도 이 충전소를 설치, 상용성을 타진하고 있다. 시노하라 실장은 "물 외에는 추가 투자 없이 반영구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궁극적 친환경 수소생산 시스템이라는 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혼다는 기존의 공용충전소가 아닌 가정용 충전소도 개발, 지난해 미국 LA의 일반가정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홈에너지스테이션으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천연가스(도시가스)를 원료로 수소와 전력을 동시에 생산한다.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소충전소를 융합한 것으로 보면 된다. 수소는 시간당 3N㎥, 전력은 4kW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혼다가 최근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차에 더 주력하며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열의가 식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시노하라 실장은 시점의 차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조속한 상용화가 용이한 그린카에 다소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지향점은 친환경성ㆍ충전시간ㆍ주행거리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수소연료전지차라는 것이다. 시노하라 실장은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는 없지만 2014년께 수소연료전지차의 수요증진을 꾀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둔 상태"라며 "수소연료전지차는 혼다의 미래와 직결된 존재"라고 재차 강조했다. 공동기획=서울경제신문ㆍ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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