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아베노믹스 1년과 한국경제

김영근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교수


일본 아베노믹스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정책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경제성장 전략의 핵심은 일본의 산업개혁, 나아가 구조개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반해 박근혜노믹스는 '새 시장, 새 수요와 새 일자리를 창출'이라는 창조경제 개념을 바탕으로 한 '가치개혁'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노믹스와 아베노믹스는 일면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서로에 보완적 대상이 될 수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한국으로서도 중요한 정책사례다.

日 정책 실패만 기대해선 안돼


한국 경제 및 한일관계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과 경합·경쟁하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철강·조선 산업들은 수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한국이 아베노믹스에 대해 어떤 정책적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우선 가정해볼 수 있는 것은 일본 아베노믹스와 유사한 정책이다. 일본이 실시한 금융완화나 외환당국이 개입을 해서 원화약세(원화가치의 하락)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점검할 것이다.

다른 선택은 엔저를 기존 환경으로 전제하고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를 가정했을 때 아베노믹스의 부정적 효과나 부정적인 전망치에 대해서는 어느 가정이든 시사점이 있다.


일본과 같은 정책을 실행한다면 우리의 경제정책도 일본처럼 수많은 난관에 부닥칠 것이며 결국 부정적 전망을 상쇄시키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대응만 한다하더라도 한국 정부는 엔저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산업계와 기업들에 어떤 식으로든 설득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앞으로도 아베노믹스의 긍정적·부정적 전망이 교차할 것이다. 아베 정권이 이 상황에서 엔화 약세와 시장금융 완화라는 경기부양책만으로 과연 경기회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는 한국으로서는 주목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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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에게는 박근혜노믹스를 어떻게 확립하며 일본이 안고 있는 부정적인 전망에 대한 정책을 세울 것인지가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가치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수진작을 위한 구조개혁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체에 대한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베노믹스에서 배운 교훈을 한국의 창조경제를 살리는 데 유용하게 쓸 필요가 있다.

경협 물꼬 트고 관계 개선 나서야

아베노믹스의 부정적인 결과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베노믹스의 정책 효과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또한 창조적 한일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양국의 경제회복이 이뤄진다면 우리 정부도 효과적인 경제정책 관리와 대일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 간 관계가 악화될수록 정치적으로는 물론 다른 분야에도 불똥이 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엇보다도 정치 이슈보다는 사회·문화·경제 분야를 우선시하는 정경분리나 선경후정(先經後政) 전략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화의 길, 즉 한일정상회담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 박근혜노믹스와 아베노믹스가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우경화 정국으로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히든카드를 발견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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