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물길로부터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지켜라”
울산시가 반구대 앞을 지나는 대곡천의 물길로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암각화를 지키기 위해 ‘터널 수로’를 뚫기로 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높이 10m가 넘는 거대한 바위에 선사시대 사람들의 고래잡이 징면과 각종 동물들의 그림이 음각형태로 새겨진 것으로 현재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문화재 등재를 추진중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그러나 울산의 식수원인 사연댐 상류지역에 위치, 댐이 만수위가 될 경우 물에 잠겨 관련학계 등에서 보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암각화의 보존 방안으로 ‘터널형 수로식 유로변경’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이 방안은 반구대 인근으로 터널형 수로를 뚫어 대곡천의 물길을 우회 시킴으로써 수원 보호는 물론 암각화의 침수도 방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울산시는 조만간 이 방식을 놓고 문화재청, 관련학회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 국보급 암각화(岩刻畵)를 재현한 국내 유일의 ‘암각화 전시관’이 30일 개관돼 암각화 보존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이날 개관된 ‘암각화 전시관’은 총 사업비 71억5,000만원이 투입,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일원 8,900㎡의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날 개관식 행사기념 강연에 ‘유라시아 암각화 속의 반구대 암각화’라는 강연 자료를 보내온 러시아 고고민족학연구소 블라지미르 쿠바레프 교수는 “울산의 암각화를 처음 본 것은 2003년 가을인데 다년간 중앙아시아의 여러 암각화를 연구하는 저에게도 울산 반구대의 거대한 암각화는 경이로운 것이었다”며 “울산의 암각화에 표현된 줄무늬 또는 얼룩무늬의 육식동물과 사슴과 비슷한 그림은 중앙아시아에 아주 많고 이는 한국과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며 한반도 북부의 주민들이 초원지대로 진출한 것은 최근의 여러 고고학적 증거로도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