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70%, 4개월 새 주가 5배 상승, 직원 1인당 15억 매출 등'
정부의 규제와 외국업체의 공습 등으로 국내 게임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단 하나의 게임으로 '대박 신화'를 쓰는 게임 업체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초기의 부진을 딛고 야심 차게 선보인 작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이른바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매출 3,760억원과 영업이익 2,55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70%에 육박해 국내 게임업체 중 독보적인 1위다. 자회사인 모바일 게임업체 팜플을 통해서도 수익을 내고 있지만 유일한 온라인 게임인 '크로스파이어'가 여전히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 선두를 고수하면서 매년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기 모바일 게임 '애니팡'의 제작사인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해 불과 4개월 만에 주가가 5배가 올랐다. 애니팡이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덕분에 지난해에는 매출 476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후속작인 '애니팡2'까지 내놨지만 여전히 매출은 원조 애니팡이 주도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도 카카오톡을 통해 선보인 '쿠키런'을 통해 지난해 617억의 매출과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체 임직원이 40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 하면 1인당 매출액이 15억원에 이른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한 뒤 글로벌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내밀 예정이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처녀작의 부진을 밑천으로 삼아 흥행작을 내놨다는 데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개발기간 4년이 걸린 '헤드샷 온라인'이 시장의 외면을 받자 이를 새롭게 고쳐 크로스파이어로 바꾼 뒤 중국시장에 뛰어들었다. 선데이토즈는 이미 지난 2009년 애니팡을 싸이월드에 출시했다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카카오톡을 만나 중견 게임업체로 도약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첫 작품인 '오븐브레이크'가 북미에서는 인기를 모았지만 국내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하나로 대박 신화를 낳을 수 있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게임시장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비슷비슷한 구성과 콘텐츠를 가진 경쟁작이 많아지고 게임의 유행도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 게임에 역량을 집중해야 그만큼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매년 평균 40~50종의 신작을 출시해온 컴투스와 게임빌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2012년 각각 34%와 21%에서 지난해 14%와 10%로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 콘텐츠 분석 전문업체인 파이브락스 관계자는 "게임의 규모와 상관없이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고 출시 시기를 맞추는 게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 하나로 대박 신화를 쓰는 업체가 늘면서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도 회사를 잘게 쪼개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의사결정이 빠른 조직을 만들어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NHN블랙픽', 'NHN스튜디오629', 'NHN픽셀큐브' 3개의 자회사를 새로 만들어 분할 했다. 웹젠도 지난달 자회사 웹젠앤플레이를 설립했고, 위메이드와 CJ E&M 넷마블 등 대형 게임 업체들은 이미 개발 전문 자회사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NHN엔터인먼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게임시장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며 "조직을 슬림형으로 재편해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