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간) 김보경(24ㆍ카디프)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선수들은 옛 동료 박지성(32ㆍ에인트호번)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같은 한국인에 같은 배번(13번), 닮은 용모까지…. 맨유는 박지성이 찍은 ‘박지성 후계자’에게 치명적인 한 방을 맞았다.
25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카디프-맨유전. 김보경의 골은 90분20초를 넘어가던 시간에 나왔다. 1대2로 뒤지고 있었고 주어진 추가시간은 4분이었다.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김보경이 왼쪽에서 날아온 프리킥을 방아 찧듯 머리로 받아 넣자 2만8,000여명이 들어찬 관중석은 광란으로 빠져들었다. 김보경의 EPL 데뷔골이자 올 시즌 EPL에서 나온 한국인 첫 골이었다. 2대2 무승부로 3승4무5패(승점 13)가 된 카디프는 리그 15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 우승팀 맨유는 6승3무3패(승점 21)로 6위에 자리했다.
김보경의 이 골은 자신과 팀을 동시에 구원했다. 포지션 경쟁자 조던 머치에게 밀려 최근 입지가 흔들렸던 김보경은 이날도 머치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맨유를 무너뜨린 한 방으로 재평가 받게 됐다. 카디프는 강등권(18위 풀럼)과 3점 차이로 한숨을 돌리며 중위권 도약을 바라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