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경 금융전략포럼] 4대 태스크포스 6월 완료… 하반기부터 아시아 넘버원 도전

■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금융산업 발전 플랜<br>삼성전자·현대자동차처럼 금융서도 톱브랜드 나와야<br>지배구조 도덕적 틀 제시하고 금융위기 없는 나라 만들 것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5일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금융전략 포럼'에서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과 향후 금융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6월 말까지 4대 태스크포스(TF)인 정책금융 개편과 지배구조 개선, 우리금융 민영화, 감독 체계 개편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밀렸던 숙제입니다. 정책금융은 조금 늦어질 겁니다. 최소한 정기국회 전까지 숙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하반기부터는 실행에 옮겨가려고 합니다. 하반기부터는 다시 금융산업의 비전을 만들 것입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4회 서경 금융전략 포럼'에 주제 강연자로 나서 앞으로의 정책 스케줄을 공개했다. 4대 현안을 끝내고 금융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날 신 위원장은 35장짜리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만들어왔다. 미래창조금융과 따뜻한 금융, 튼튼한 금융을 3대 정책 방향으로 내세웠다. KBS의 예능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달인' 프로그램에서 방청객 호응이 없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고 했던 출연진의 말이 인상 깊었다고 소개한 그는 "강연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시라"며 금융권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하나씩 짚었다.

'아시아 금융왕' 만들겠다

신 위원장은 4대 TF를 '수비'라고 했다. 그는 "4대 TF는 숙제이기 때문에 수비라고 할 수 있다"며 "금융이 진취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구상은 하반기에 중점을 둬서 추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신 위원장은 "밀렸던 숙제를 6월 말까지 하고 하반기부터는 실행에 옮겨갈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격'은 우리나라 금융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금융산업을 키우는 쪽으로 가면 머지않아 전세계적은 아니지만 아시아에서는 '넘버 원 브랜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금융산업의 비전을 나름대로 여러 분과 상의를 해서 아시아에서는 왕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 실물경제 발달 못 쫓아가

신 위원장은 지금의 금융 수준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 쪽에서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이 왜 안 나오느냐는 말에 금융사들은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 자본도 없는 상황에서 대출을 사실상 신용할당을 통해 자금을 몰아줘 기업이 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이 실물경제의 발전상을 너무 좇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쨌든 간에 실물 부분에서는 전세계적인 좋은 기업이 나왔는데 금융이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다른 나라의 양적완화, 해외자본 유출입, 가계부채 등에서 불안요인이 계속 있다"고 말했다.

전자금융사고 가만 안 있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전자금융 사고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장을 던졌다. 3월20일에도 신한은행과 농협에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신 위원장은 "가만 있지 않겠다"는 강한 문구까지 썼다. 그는 "제가 조금 심한 말로 얘기하면 전자금융 사고가 나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 정도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겠다"며 "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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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도덕적 규범 제시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관행을 바꿔 실질적으로 지주사의 문제점을 고쳐보겠다고 했다. 특히 도덕성 부분에서 틀을 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위원장은 "지배구조라는 게 정답은 없지만 가장 도덕성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지배구조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는 것은 금융사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회사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시스템으로 보면 공적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관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의 관행을 개선해주는 최소한의 도덕적 규범 같은 것을 TF에서 제시하려고 한다"고 했다.

금융위기가 없는 나라 만들 것

신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평생 소망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공직생활이 32년인데 32년 동안 가장 간절한 소망은 금융위기가 없는 나라였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제가 진취적이지 못하고 방어적 성격이 된 것도 이런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재무부 사무관부터 시작해서 하는 일이 항상 위기를 막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어려움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달러를 빌리러 갔다가 문전박대당했던 때의 자괴감을 잊을 수 없다고 평소에도 언급한다. 그는 "금융위기가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일본 등 양적완화 위험요인

신 위원장은 미국이나 유럽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금융에서는 상당한 위험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유로존ㆍ영국ㆍ일본 등 전세계가 양적완화를 안 하는 데가 없다"며 "풀린 돈이 선진국에만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밖으로 흘러나가서 다른 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일본도 과거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나타날 때 어떻게 하느냐가 금융 당국이 주시하는 관점"이라며 "금융 쪽에서 보면 상당히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미리미리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관해서 장기채권금리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신 위원장은 "채권 장기금리 하락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라며 "국채 쪽으로 자금이 몰린다는 것은 투자할 데가 없다는 것인데 장기금리나 국채 이자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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