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융권 CEO 인사태풍도 부나

이팔성·김승유회장 연임 예상속… M&A 결과따라 행장등 거취 결론<br>사외이사 70%도 내년 임기만료… 정·관계 출신 나눠먹기 잔치 될수도

이백순 신한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기업은행장에 내부인사인 조준희씨가 선임됨에 따라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관료 출신이 낙점되는 '관치'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만 금융권 CEO 인사는 전통적으로 개각 및 관료들의 인사와 맞물려왔기 때문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과의 비리의혹에 휘말려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조만간 진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지주의 대표이사 회장 자리 역시 라응찬 전 회장의 퇴진으로 공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1월 중 신임 회장 선임기준 등을 마련한 뒤 3월까지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는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내부인사 선임이 유력하지만 여론의 변화에 따라 외부인사 영입도 가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그룹 CEO 인사도 내년 초 실시된다. 가장 큰 변수는 민영화. 우선 우리금융그룹의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팔성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민영화 이슈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이 회장이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계에도 이 회장을 대신할 만한 뚜렷한 다른 후보가 거론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종휘 우리은행장 후임으로는 일단 내부인사가 대거 거론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이순우 수석부행장과 윤상구 우리금융지주 전무가 꼽히는 가운데 김정한 지주 전무, 김희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송기진 광주은행장 등도 잠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영입설도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경영진이 줄줄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현재로서는 주요 경영진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외환은행 인수 성사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또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면 외환은행장에 대한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년 5월까지 임기를 남겨둔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교체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에는 민영화 계획과 맞물려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됐지만 최근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하는 일이 생기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CEO 외에도 은행 및 지주사 이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외이사진도 내년 3월 중 줄줄이 개편될 예정이다.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금융지주로만 한정해도 총 32석의 사외이사 자리 중 71.9%에 달하는 23석이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를 마치게 된다. 더구나 이들 지주 산하의 은행 등 주요 자회사 사외이사진까지 감안하면 재편 가능한 사외이사의 폭은 한층 커진다. 물론 이중 '금융투자회사 등에 대한 사외이사 모범규준'이 규정한 연임제한에 걸리는 자리는 1석이어서 상당수가 연임될 수도 있지만 외압이 심해질 경우 정관계 출신들의 자리 나눠먹기 잔치로 변질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주요 금융기관들이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인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조직을 끌어갈 수 있는 인물이 등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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