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넓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호주 중산층들도 최근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 크기를 줄이는 이른바 '주택 다운사이징'에 허덕이고 있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반면 은행이자만 늘어나다 보니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보다 작은 집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큰 집에 살아온 호주 국민들이 최근에는 앞다퉈 집을 줄여가고 있다고 4일 전했다. 1,000㎡(약 300평) 규모의 넓은 대지에 수영장과 뒷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을 짓는 평범한 '호주의 꿈(Australian Dream)'도 점점 이루기 어려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큰 집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건설업자들도 잇달아 작은 집을 내놓고 있다. 호주 최대 주택건설회사인 스톡랜드는 최근 3년 간 단독주택 한 가구당 평균 대지를 과거보다 20% 가량 줄인 481㎡로 낮췄고 오스트레일랜드 부동산그룹은 새로운 형태의 소형 주택 모델을 선보였다. 스톡랜드의 앤드류 윗슨 이사는 "대지면적 450㎡ 미만 주택의 비중은 지난 2008년만 해도 27% 선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절반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며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도 점차 넓은 뒷마당을 없애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주택 다운사이징현상이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출 부담이 서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중앙은행(RBA)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현재 가구 당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154%로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졌던 2007년 미국의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호주 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셈이다. 반면 호주 8대도시의 10월 집값은 전년 동기 대비 4% 나 떨어지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인건비와 원자재 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호주인들이 새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더 작은 집을 사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