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너무도 통쾌한 빵때림

제5보(51~60)



백이 52로 꼬부렸을 때 이창호는 5분을 망설이다가 53으로 손을 돌렸다. 이세돌은 백56으로 너무도 통쾌한 빵때림을 얻어냈다. “승부의 저울추가 대번에 기울어진 느낌이야. 흑이 좀더 빳빳하게 버티는 수단이 없었을까”(이용수)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아”(원성진) 버틴다면 흑53으로 참고도1의 흑1에 막아야 하는데 백2 이하 10을 선수로 두고서 백12로 끊는 묘수(흑11은 9의 왼쪽)가 기다리고 있다. 흑A면 백B가 멋진 수여서 선수로 봉쇄된다. 이 코스는 흑이 견디지 못할 것이다. 흑57, 59는 이 방면의 흑대마에 탄력을 붙이자는 수순이지만 이미 상대방에게 빵때림을 허용한 터이므로 탄력의 실효성도 의심되는 장면이다. “어차피 이판사판이니 아예 좌변을 손빼고 좌하귀를 잡으러 가는 것은 어떨까”(박승철) “백은 좌하귀를 버리고 둘 거야”(원성진) 원성진이 만들어 보인 그림은 참고도2의 백4까지였다. 백2, 4는 상변의 흑진을 위압하면서 동시에 좌변 흑대마의 탈출로를 봉쇄하는 수순이 된다. “이렇게 되면 좌변의 흑은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백의 시베리아 벌판에서 얼어죽을 거야”(원성진) 게다가 좌하귀의 백은 아직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백이 A로 막으면 패는 나게 되어 있다. 박승철이 말한 이판사판의 작전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실전은 백이 먼저 60에 막게 돼 백의 승세가 벌써 눈에 보이는 바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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