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당 의장 겸 원내대표’란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을 정치권에선 ‘성실한 신사’라고 한다.
정 의장을 만난 사람들은 일단 누구나 그의 첫인상을 ‘미소’로 기억한다. ‘미스터 스마일’로도 불리는 정 의장은 지난해 11월30일에는 백봉신사상 수상식에서 가장 신사적인 의원으로 뽑혔다. 정 의장은 네번 연속 백봉신사상 베스트 10 의원에 선정된 바 있다. 백봉신사상은 기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사람들은 신사란 그의 별칭 앞에 ‘성실한’이란 수식어를 붙이길 주저하지 않는다. 통상 새벽 5시부터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여당의 지도자이면서도 그는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정 의장은 지난 2004년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땄다. ‘하늘이 내린 소임을 아는 나이(知天命)’란 50을 훌쩍 넘긴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 그는 짬짬이 시간을 내 공부를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학위를 딴 뒤에도) 가족들도 박사라고 불러주지 않더라”라고 농을 치며 “자기 만족이죠 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론 정치에도 경영의 개념이 많이 도입돼야 한다”며 “내가 공부한 것도 그런 범주에서 볼 수 있다”고 말해, 학문의 목적이 정치에 있음을 밝혔다.
정 의장의 박사 학위 논문도 2002년 대선을 바탕으로 정당이미지와 후보자의 이미지의 영향력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다. 즉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이미지가 노 대통령의 당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를 연구한 것으로 대선 후보자를 하나의 브랜드로 설정, 정치에 마케팅 개념을 도입한 발상이 매우 신선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정 의장의 생각은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위한 인재영입 작업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CEO(최고경영자)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